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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09. 2024

친구들과 함께 한 50주년 홋카이도

놀라운 가이드


3박4일 일정 중 사실상 마지막인 3일차 일정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익숙한 지명인 오타루를 거쳐 삿포로로 들어가는 코스다.

오타루로 가는 길에 폭포 두 개를 거친다

은하폭포

은하폭포가 떨어지는 이 물줄기가 전날 걸었던 소우가쿠 호텔 앞 이시카리강의 시발점이 되는 상류 지점이다.


은하폭포에서 30m 아래 유성폭포.

어디서든 폭포를 볼 때마다 늘 억제하기 힘든 궁금증과 충동증세가 있다. '저 폭포 위 물줄기는 어떤 모습일까? 가보고 싶다.'


이제 오타루로 간다. 오타루까지는 약 2시간 반.

눈을 붙이기 적당한 시간이지만 잠을 청하기 쉽지 않다.

이번 여행을 책임지는 인솔대장, 가이드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가이드에 대한 언급이 필요할 거 같다.


패키지여행의 성패는 가이드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가이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여행지에 대한 식견은 기본이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여행객 조율을 위한 적절한 분위기 컨트롤 능력에 따라 여행 만족도가 달라진다.

가이드가 너무 말이 많아도 피곤하고, 너무 말이 없어도 밋밋하고 성의가 없어 보인다. 내가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을선호하는 이유인데, 그런 의미에서 2019년 우연히 참여하게 된 스위스 패키키지여행 가이드는 최고였다. 버스가 출발하면 다음 목적지까지 소요시간을 알려주고 끝. 그리고 목적지에 따라 도착 10~15분 전에 도착지에 대한 핵심정보만 간결하게 브리핑한다.

이동시간을 이용한 각자의 자율시간을 최대한 보장한다.


치토세 공항에서 식당으로 이동 중 이번 일정이 피곤할 수 있겠다 싶었다. 가이드가 달변을 넘어 엄청난 다변이다. 마치 입에 모터를 달아놓은 거 같다. 수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화된 맞춤형 가이드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일행 중 한 여성분이 우리의 속마음을 읽은 듯하다. "여자들은 재밌게 들을만 한데, 남성분들이 많이 힘드실 거 같아요."


초반 마뜩잖아 보이던 우리 표정이 시간이 흐르며 바뀐다.

우리 가이드.. .. 재주가 엄청 많다. 단순히 다변이 아니고, 말만 번지르르한 달변도 아니고, 아는 게 엄청 많다. 많이 아는 것과 전달능력은 다른데, 전달력이 좋다. 순발력까지 좋아 어떤 상황에서도 막힘이 없다. 서른 전후로 보이는데도 70~80년대 사회적 이슈까지 꿰뚫어 고연령층 일행들의 교감을 얻는데도 능하다. 거기에 모든 걸 참 쉽게 설명한다. 개그끼까지 있어 때론 1인2역 대화도 하고, 동화구연하듯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엄청 노력한다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다. 나중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끼리 눈빛을 교환하며 절로 웃음이 나오는데, 놀라움과 탄복의 의미다.

"이번 여행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가이드" 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인상적인 가이드였다.


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 부흥과정에 대한 놀랍도록 맛깔스런 설명이 이어지는 중 버스는 산간지대를 벗어나 유채꽃이 핀 부락을 지나고 있다.

이 유채꽃은 야생이 아니라 주민이 묘종으로 재배하는가 보다.


가이드의 배려에 의해 잠시 눈을 부치니 산에 익숙했던 눈에 바다가 들어오고, 그 바다와 맞닿은 오타루 시내로 접어든다.

지금은 활용되지 않는 오타루 운하.

유람선이 정박되어 있는데, 유람선을 타고 볼만한 게 없어 보이는데..


오타루의 점심은 화로에 구워먹는 규카츠 정식.

사진 좌상단의 화로에 와규로 만든 돈카츠를 구워 먹는데, 이거 부드러운 육질이 은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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