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한 기초 - 우리의 관계는 신뢰로운가
부모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알만 한 행동들을 아이들이 반복할 때 부모는 혼란스러워한다.
화를 내기도 하고, 잔소리를 반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죄책감이나 미안한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밥 먹는 시간이 1시간이 넘어요. 세월아, 네월아... 속이 터져요.
매일 옷을 고르면서 불평을 해요. 옷이 없으면 말도 안 해요. 매번 사들이고... 투덜거리고
양치질을 하라고 매일 말해요. 야단을 쳐야 말을 들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전쟁을 치러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비장하게 나라를 위해 토론하다 싸우는 게 아니다. 일상의 반복되는 단순한 행동들이 우리를 예민하게 만든다. 먹고 자고 씻고 입는 것, 아침에 일어나 등교하는 일, 저녁에 들어와 씻고 잠들 때까지 일상에서 드러나는 별일 아닌 일로 전쟁을 치른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싸우셨어요?라고 물으면 원인은 너무나 하찮은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의 부족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편식을 막기 위해, 양치질을 시키려고, 샤워를 하라고, 숙제를 하고 놀라고..
그런 단순한 행동의 변화를 지시하다 화내고 혼내다 좌절하곤 한다.
엄하게 대처해 하나의 행동을 수정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해도 전혀 다른 주제로 비슷한 실랑이를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흔하다
상상을 해보자.
우리가 정말 만나고 싶었던 이와 약속을 했다. 당신은 그 시간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며칠 전부터 그 약속을 기억하고 미리 옷을 고르고 그날은 일찍 일어나 몇 번을 다시 보며 준비를 한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일찍 출발한다. 만나서 설령 함께 하는 메뉴가 내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웬만하면 맞춰주려고 노력할 테고 그에게서 보이는 몇 가지 허물들은 오히려 매력이라며 여유롭게 봐주기도 한다. 다녀오고 나서도 그 한주가 퍽 즐겁고 행복해진다.
반대로 정말 만나기 싫은 이와의 약속은 어떠한가. 가능하면 그 약속을 적당히 회피할 핑계를 찾을지도 모른다. 약속을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고 부담스럽다. 만나서 뭘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기분이고 작은 어투에도 뭔가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 이 자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싶어 집에 급한 일이 퍼뜩 생각나기도 한다. 갔다 온 그날은 피곤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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