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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7c2 바디 하나 들고 서촌 산책, 등산(?)

by Allan Kim


등산이라 말하기 좀 그렇지만, 약간의 하이브리드 등산 겸 산책을 했다. 광화문에서 시작해서 서촌 골목을 끼고 수성동 계곡을 지나 산에 오른 뒤 청화대 쪽으로 내려와 다시 광화문으로 걷는 총 6km 정도 코스였다. 사실 운동이 메인이었지만, 사진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소니 a7c2 하나를 챙겼다.


요즘 매번 이종교배를 하느라 재미도 있었지만, 조금 피로감이 있던 차라 이번 구성에서는 a7c2에 소니 렌즈를 마운트 해서 자동으로 촬영했다. 오래간만에 사용하는 소니 바디에 소니 렌즈 구성. 아~ 편하구나.



광화문은 시작부터 어마어마했다. 예전보다 더욱 많은 외국인이 한복을 입고 있었다.



마치 꿈을 꾸듯.... 헤드셋을 하고 있던 외국 여성의 표정을 보자마자 a7c2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녀가 듣고 있는 음악이 나에게도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을 땐 소니의 광속 AF 도 살짝 헤맨다.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까 고민하는 듯. 그럴 땐 터치 AF를 이용해서 내가 초점 맞추고 싶은 사람을 특정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카메라가 원하는 사람에 초점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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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며, 골목을 지나며 곳곳에서 찍고 싶은 장면이 들어오면 a7c2를 꺼내 사진을 찍고 다시 가방에 넣고를 반복했다. 그러고 보면 자동 AF 도 좋지만, 대부분 내가 희망하는 포인트를 핀 포인트로 선택한 뒤 사진을 찍게 된다. 수동 초점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완전 자동 AF 가 방해된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잠시 기력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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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경복궁을 관통해서 광화문 광장으로 복귀했다. 무료 개방이라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궁 안에는 정말 사람이 개미보다 더욱 많은 듯. 그 와중에 왕 행차 행렬을 보았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장면이 펼쳐지니, 외국인들이 모두 그 방향으로 뛰어간다.

이럴 땐 역시 카메라 들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 의자에 앉은 꼬마 숙녀가 부러웠다. 이미 짧은 등산에 땀에 흠뻑 젖고 기력이(?) 빠진 나에게 아빠 의자는 특등석처럼 보였다.



원래 소니 a7c2는 사진보다 영상을 주력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날 사진을 조금 찐하게 찍어보니 한 가지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a7r5에 비해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그게 무엇인지 이제 명확히 느껴졌다.


첫 번째 부족한 부분은 DR(Dynamic Range)이다. 햇빛이 강한 상황에 찍어서 하이라이트와 그림자 암부의 차이가 매우 심했다. a7r5라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a7c2로 찍은 사진의 경우 하이라이트 혹은 암부 둘 중 하나가 심하게 죽는다.


두 번째 부족한 부분은 색의 깊이다. a7r5의 경우 후보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색의 깊이감이 더욱 깊다. 반면, a7c2는 크게 건드리면 색이 깨지기 시작한다.


그간 막연하게 느꼈던 부분인데, 어제 더욱 명확하게 느낌이 왔다. 아마 강렬한 햇빛 때문에 대비가 심한 상황에 찍어서 더욱 명확히 느껴진 듯하다. 물론 a7c2 도 무척 좋다. 그런데 a7r5과 비교하면 많이 아쉽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사진의 품질을 위해서는 늘 무거운 바디로 회귀한다. (p.s. 그런데 a7r5 도 좋지만, 또 라이카 M11이나 핫셀과 비교하면 일부 아쉬운 점이 살짝 있다. 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듯..)




사실 짐작하는 건 무리지만, 위에 사진들은 a7c2 와 이 줌렌즈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이 줌렌즈가 무엇일까?

힌트는 스콘(디저트) 사진이다. 줌 렌즈 중 이렇게 근접 촬영이 가능한 녀석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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