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 EV1 도 몸의 일부처럼 편안하게 사용 가능할까?
몸처럼 이질감이 없는 카메라가 있다. 바로 라이카 M11 카메라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카메라를 사용해 보았다. 지금 갖고 있는 카메라도 세다가 지칠 정도로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 장비가 아니라, 몸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건 라이카 M11 (외 내가 갖고 있는 M 바디들 M11 모노, MP, M6)이다.
현재 라이카 M 바디와 비교를 위해 내가 사용하고 있는 구성이 있다. 바로 Lumix S9에 라이카 렌즈 이종교배 구성이다. 시원한 LCD 화면으로 Focus Peaking 을 해서 초점을 맞추며 사진을 찍는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최대한 카메라가 물에 닿도록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다. 시원한 LCD 가 있지만, 워낙 복잡한 피사체라 (단풍잎)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초점 영역을 확대해서 몇 번을 확인하고 찍었다.
반면 같은 장면을 라이카 M11으로 찍을 때는 그냥 몸의 일부인 것처럼 눈높이만 단풍과 맞추어 척 척 찍게 된다.
눈을 혹사하며 살아 그런지, 조금 빨리 찾아온 노안 때문에 가까이 있는 LCD는 바라보기 힘들지만, 라이카 M11의 광학식 뷰 파인더는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전달해 주기에 평소 보는 그대로 보면 된다.
극심한 역광에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 단풍잎을 바라보고 찍었다. 초점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냥 몸이 반응하듯 찍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극심한 상황에서는 LCD는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태양을 향하면 너무 밝아서 어디도 보이지 않는다.
이벤트(행사) 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현장감 가득하게 찍고 싶은데 큰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다들 찍힐 때 의식한다. 협소한 공간이면 더욱 그렇다. 또한, 매우 어두운 상황이면 AF가 아무리 쾌적한 소니 카메라도 초점이 정확하지 않거나 살짝 한 템포 느리게 동작한다. 이 찰나의 순간에 내가 찍고 싶은 상황이 지나간다.
하지만, 라이카 M11이라면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무의식으로 찍으면 된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와서 파일을 열어보면 딱 내가 현장에서 담고 싶었던 그대로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있다. 신뢰하고 그냥 찍으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출시한 Leica M EV1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기존에 광학식 뷰파인더로로 담기 어려웠던 28mm 이상의 광각과, 75mm 이상의 망원 화각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시원한 전자식 뷰파인더 때문에 노안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과연 그럴까? 적어도 나에겐 갈수록 전자식 뷰 파인더가 힘들다. 그리고 아마도 몸의 일부처럼 느껴지던 라이카 M11 이 더 이상 그렇지 않고 다른 카메라처럼 사진 찍기 위해 조작해야 하는 도구처럼 느껴질 것이다.
라이카 M EV1 이 출시된 이후 내가 갖고 있는 M 바디 카메라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더욱 다행한 건, 라이카는 내구성이 좋아 정말 오랫동안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렌즈까지 포함해서 라이카 바디보다 내가 먼저 수명이 다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라이카 M 유저 인터뷰 영상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주인공은 나다! 특집처럼 준비하고 있어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나의 라이카 M 바디 사진 생활에 대해서 제대로 소개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