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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킥 Jan 04. 2016

시마바라 가는 길

시마바라 가는 길은 길었다.

처음엔 시골풍경 보는것도 재밌었다. 시골길 전차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지만 실내는 조용했다. 30대 후반의 기관사는 묵묵히 운전을 해 나갔고, 창밖 낮은 주택들은 정돈돼 있었보였다.

'나가사키 밖으로 나오길 잘했다'며 혼자 대견해 했다.


하지만 전철 탄지 한 시간이 넘으니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중간에 나타난 해안가 정류장에 기지개를 폈을 뿐이다.


그렇게 1시간30분을 달려 시마바라가이코 정류장에 도착했다. 5분후 사마바라외항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타기엔 촉박했다. 한 중년 부부는 페리를 타려고 무단횡단을 해 가며 터미널로 뛰어갔다.

나도 일단 표부터 사기 위해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시마바라에서 구마모토로 가는 페리는 두 개가 있다. 구마모토 페리를 이용하면 규슈상선의 반절인 30분만에 도착한다.

하지만 구마모토에서 돌아오는 배편이 규슈보다 일찍 끊기는데다, 왕복 운임이 조금 더 비싸다. 지갑에 3000엔밖에 없는터라 규슈상선을 택했다.


               구마모토페리          규슈상선

소요시간         30분                  60분

막차               18:30                 19:10

왕복운임       1900엔               1380엔


다음 배편은 오후 1시40분 출발, 앞으로 1시간가량 남았다. 축성의 천재 마츠쿠라 시게마사가 세웠다는 시마바라성과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이라는 뜻인 고이노 오요구마치에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애매했다.

시마바라가이코에 내리지말고 전역인 시마바라역에서 내려 근처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는게 현명한 방법이었다.

나는 동선이 꼬여 버렸지만, 계획 없는 여행이라 감수 할 일이다.


돈도 없어 버스 탈 엄두도 못 내고, 되는 대로 시마바라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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