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걷게 하는 힘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 산속에서, 나희덕 -



모처럼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저 나나(가명)에요.

선생님 그 동안 잘 지내고 계셨어요? 저는 지난 몇달 방황을 하다가 이제는 다시 마음 잡고 공부하려고요.

선생님이 덕분에 다시 이렇게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이 내겐 오늘 하루의 괴로힘을 씻는 생명수 같았다.

요 근래 사람과의 관계로, 퍽 지친 상태였는 데 생각지도 못한 전화를 받게 되었다.

청소년과 함께 있다 보면 표현이 서툰 친구들이 많다. 마음을 알겠으나 그 표현 방법이 딱딱하거나 피상적인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고마워도 고맙다는 말, 미안해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운 친구들이 많다.

마음으로야 이해하지만 사실 퍽이나 섭섭한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예전 지오디의 길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가는 방향이, 이길이 맞는 것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그러고 내린 결론은 훗날 내가 온 길을 뒤돌아보는 수 밖에, 이 길이 맞는 지 아닌 지 알 수 있겠다. 란 생각을 했다.


모처럼 걸려온 전화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몇 글자 적어보지만, 여전히 나에겐 글을 쓰는 이유가 부족하다.

오늘 하루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하루다. 내가 받은 이 선물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해야지.


끝으로 나희덕 시인의 산속에서 란 시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 시는 "내 마음이 지옥일 때"책을 읽고 기억에 오래 남아 필사해둔 시이다.

필름 사진 역시, 혼자 어두운 터널을 오가다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을 보며 찍은 사진이다.

이 시에서 가장 마음에드는 구절은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그리고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이란 구절이다.


나 역시 길을 잃어버릴 때가 많아, 그 길에서 해매였다. 때로는 스스로, 혹은 누군가 손을 잡아 주어 해쳐나올 수 있었으나 여전히 난 길을 잃어버릴때가 많다. 그럴 때 마다 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의 이야기로 나오기를 바래어 본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어둠속 빛을 발견하는 그 순간 너희는 계속 걸어갈 힘을 얻게 될 것이야. 그러니 고개를 들고 빛이 어디서 오는 지 꼭 찾아보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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