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선운사에서> 최영미

by 동동이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며칠 전 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습봉사자와 청소년이 공부를 하던 중 쿵 소리와 함께 언쟁이 있었다.

다급히 뛰어가보니 봉사자와 청소년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멘토링을 진행 중이던 봉사자가 옆 방이 시끄러워

문을 툭툭 건드리며 조용해 달라는 표시를 하였는데

그 방에 있던 친구가, "공부도 못하는 게 유세떠네"라고 이야기 했단다.

그 소리를 듣고 봉사자가 화가 나서 청소년에게 화를 냈던 것이다.


충분히 화를 낼 만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청소년 학습을 돕기 위해 온

봉사자가 아닌가. 그 봉사자 선생님은 3년을 제수하여 치의대에 입학한 선생님이었다.

공부에 어려움도 잘 알고, 청소년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온 그 마음이 한 순간 떨어져 나갔다.


어찌 이런 일이 센터에만 있겠는 가.

가끔 부모가 자식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말을 내뱉기도 하고, 그 반대로 자식이 부모의 마음에

못을 박는 일이 한 두번인가.


그래서 나는 이 시가 마음에 든다.

말이 쉬우면 잊는 것도 쉬우면 좋을텐데

그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제 아이들에게 사랑만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