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요리 셋
2월에 날이 푹해서 아내 회사밭 시금치가 부쩍 자랐다. 이번에도 봉지 한 가득 가져왔다. 또 뭘 해 먹을까나. 갑자기 냉동실에 있는 또르띠야가 생각났다. 냉장고에 있는 이런저런 채소들도 떠오르고. 그래 시금치플랫브래드 만들어 보자. (이름이 좀 거창한가. 별 거 아니다. 뭐 그냥 굽지 않은 시금치 피자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아님 시금치 샐러드빵 정도)
먼저 재료 준비. 방울토마토 잘라서 바질가루 뿌리고 올리브 오일 섞어줬다. 파프리카도 있길래 작게 잘라 뒀다. 물론 시금치도 깨끗이 씻어서 물 빼두고. 소세지나 베이컨도 있으면 구워 주시라.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자, 그럼 만들어 보자. 우선 또르띠야를 살짝 구워주자. 기름 두르지 말고 약불에 살짝만 올려두면 된다. 팬에서 내려 크림치즈랑 꿀을 섞어서 발라줬다. 크림치즈 없으면 꿀만 발라도 된다. 꿀 없으면 역시나 아무 것도 안 발라도 되고.
이제 주인공 등장. 시금치 듬뿍 올리자. 방울토마토랑 파프리카, 그리고 베이컨도 올리고. 치즈가루, 발사믹 글레이즈도 뿌려줬다. 요거트 있음 살짝 끼얹어도 좋다. 끝.
끝이라고? 진짜 끝이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이 간단하다. 그런데 맛은 끝내준다. 싱싱하다. 둘둘 말아 한입 베어 무니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아, 개운해.
피자는 먹을 때는 좋은데 먹고 나면 항상 더부룩한게 후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녀석은 먹고 나도 속이 너무 편하다. 밀가루 먹으면 소화 잘 안되시는 분들, 다이어트 하는 분들께도 좋겠다.
옆에서 열심히 치킨이랑 밥먹고 있는 딸에게 한 입 권했다.
“딸, 너무 맛있는데 한 입 먹어볼래?”
“(얼굴 찡그리며)싫어!”
그렇지. 애들이 먹기엔 너무 푸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