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전주에서 진행했던 <하늘을 걷는 남자> 토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토크 진행 몇 번 했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왔었다.
심지어 평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 가장 가까운 영화여서 그랬던 것일까.
그래서 뭔가 더 업된 상태로 얘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 영화는 할리우드 상업 영화가 맞다.
한 남자가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 사이에 줄을 놓고 이를 건너는 이야기.
인간이 안전장치 하나 없이 고층 건물 꼭대기 길을 걷는 광경은 확실히 굉장한 구경거리이다.
요즘 인기인 <트위스터스> 4D 상영처럼, 이 영화 또한 IMAX 3D나 4D 같은 특수 상영을 통해 관람할 때 그 재미가 극대화된다.
게다가 유럽인이 굳이 미국 땅에 와서 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점 역시 묘하게 주류 미국인들의 판타지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엔 분명히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만의 남다른 보법이 새겨져 있다.
<하늘을 걷는 남자>의 주인공 필리프가 긋고, 걷는 ‘선’에,
할리우드의 대표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걸어온 동선이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의 후반전을 보고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같지 않은 그 보법이 좋았다.
이번에 준비하면서 보게 된 <플라이트>(2012)와 <웰컴 투 마웬>(2018)를 보면서 이 감독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