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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대규 JELMANO Nov 28. 2018

12월에 선물하기 좋은 패션 아이템

2018년 12월 옐마노 패션칼럼(23) - Gallo 에 이 글을 바침

지난달 칼럼은 개인적으로 치룬 시험이 하나 있었던 관계로 연재를 쉬었습니다. 모처럼 다시 밤새 내린 눈으로 덮인 뒷산같은 하얀 원고지를 마주하니 손가락 사이 고드름처럼 걸려있는 볼펜이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비유입니다. 실제 제 눈앞에 펼쳐진 백지는 바로 MS워드가 깔린 하얀 모니터이고 묵직한 펜이란 마디가 굵어진 손가락이지요. 까딱까딱..


12월은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이자, 선물 시즌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은 선물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가볍고 독특한 패션 아이템처럼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으면서 작은 마음을 전달하기 좋은 것은 없으니까요. 제가 늘 추구하는 ‘패션과 인접 학문과의 접점찾기’에 따라이번에는 저의 또 다른 학부전공이기도 한 경제학에서 그 힌트를 얻어볼까 합니다.  


선물의 경제학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 왈드포겔은 90년대초 ‘크리스마스의 사회적 비용’이라는 논문에서 1992년 한 해 선물로 치룬 사회적 비용이 40억에서 130억 달러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비용의 근원은, 선물을 주는 사람이 치루는 액수 대비 선물 받는 사람이 받은 선물과 같은 효용을 갖는 다른 상품을 스스로 살 때 들이는 액수입니다. 참고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비용이란, 어떤 선택에 대한 필연적 댓가인 기회비용을 말합니다. 이 논문의 실험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던 것이지요. ‘지인에게 받은 어떤 선물(예를 들어, 양말 세트)를 네가 직접 구매한다면 얼마를 쓰겠느냐?’ 


답은 금새 나옵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느나 이 비용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숨겨진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우리는 현금봉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얇은 (또는 두꺼운) 봉투로서 마음의 선물인 ‘예쁜 물건’들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요. (봉투 두께에 따라 그럴 경우도 많아진다고 답하는 분들이 눈에 선하지만,) 일반적으로 봉투로서 선물을 대신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또 왜 그럴까요?

그 이유를, 저도 학부때 배운 바 있는 ‘맨큐의 경제학원론’에서는 신호이론으로 이야기 합니다. 선물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만, 현금은 그게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의 메시지는 ‘나는 돈이 많다.’ ‘돈으로 너를 돕고 싶다.’ 이런 류의 메시지는 아닌 것으로 새기겠습니다.) 이 신호이론에 따르면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될 때, 우리의 메시지는 강한 설득력을 얻습니다. 하나는 일정 수준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입으로 때우거나 포스트잇 축하 쪽지가 약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신호전달자로서는 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메시지화 할 수 있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현금이 선물을 따라 올 수 없는 포인트가 생기는 것 이지요. (돈 있는) 누구나 치룰 수 있는 어떤 것(이를 테면, 화폐...)이라면, 메시지의 힘은 약해집니다.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널 위해 나는 할 수 있(었)다.’ 라는 것을 보여줄 수록 선물은 묵직해 집니다. 현금이 가진 한계가 이 지점 같습니다. 


그럼 무엇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 상에서, 이제 선물할 사람을 떠올리기길 바랍니다. 그 다음으로 내가 그(녀)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정한 다음, 생각나는 물품을 떠올리시거나 혹은 찾아 나서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이 순간 같은 생각을 하면서 떠오른 아이템이 있습니다. 양말입니다. 특히 이탈리아에 계신 분들은 제가 좋아하는 양말브랜드 Gallo의 이런 양말을 주변들에게 드린다면 좋은 취향을 공유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그에게




그녀에게




그 아이에게






참고로 한국의 L 온라인 쇼핑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담없는 선물의 가격대로 가장 많이 나온 가격대는 6~8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럼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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