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몽한오후 May 15. 2016

너와 내가 사랑한 시간

당신은 몰랐을거야


2년전 오늘 당신이 준 장미를 들고 우리는 말없이 삼청동을 몇바퀴나 걸었다. 높은 구두를 신었던 나는 걷다보니 짜증이 꽤 났었는데 당신은 아마 몰랐을거다. 조심스럽게 당신이 말을 했을때 나는 박장대소를 했고 당신은 꽤 당황했었다. 사실 좋아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기려고 일부러 그런건데 당신은 몰랐겠지.



2년전 당신이 준 장미는 이렇게 곱게 말랐다. 곱게 주름이 생긴 것처럼 내 얼굴에도 2년 사이에 주름이 늘었다. 그리고 당신과 나 사이에도 추억을 그린 주름이 늘었겠지.


친구들이나 심지어 엄마도 인정하는 못된 나를, 무뚝뚝하게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나를 늘 받아주고 이해해줘서 고맙다. 고맙다는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할만큼 고마워. 이건 진심이야. 정말로. 그리고 당신은 몰랐겠지만 나는 여전히 꽤 설레고 또한 꽤 두렵다. 그래도 앞으로도 티는 안 낼거야.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서로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럼에도 아직 모르는게 더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더 알아가면 되지 뭐!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젠가 그 빛도 사라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