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킹홀리데이의 주 목적은 내게 있어서 식당의 시스템과 홀/주방의 역활을 공부하기 위함이었다.
홀직원들의 주 역활은 손님 응대, 주문 응대, 서빙 및 청소, 계산 및 예약/전화 응대 등 다양하다.
고깃집에서 일했기때문에 홀직원들은 서빙 외에도 직접 고기를 굽고 잘라줘야했다.
간단한 에이드를 만들거나 막걸리, 소주, 맥주 주문이 들어오면 그에 따른 컵이나 잔, 필요한 집기도 같이 구비해서 서빙하면된다.
내가 일했던 식당은 bar 테이블까지 포함해서 25석 정도 되는 한국 평수 90평 가량의 고깃집이다.
점심에 많게는 만석을 3번 이상 채웠고 저녁에도 예약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200명 가량이 다녀갔었던 대형 식당이다.
1년 이후 내가 퇴사하고 시작하는 고깃집의 평수가 한국평수로 30평이 안되고 테이블도 8석 정도니 꼭 나의 3배이상 되는 식당에서 일한 것이다.
홀직원은 예약자와 일반 손님을 분류하고 인원수에 맞게 자리 배정을 해야한다. 간단한 일이지만, 한국이 아닌 홍콩이기때문에 보통 중국어나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 직원이 그 역활을 담당했다.
주로 실수하는 부분은 주문 착오, 서빙 실수, 계산 착오 등 다양하다.
25테이블 사이사이를 왔다갔다하기때문에 동선도 조심해야하고 주문을 원하는 손님들을 빠르게 캐치하고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주방은 어떨까?
주방은 홀에서 찍은 주문내역과 그 주문 시간대별로 빠르게 음식을 조리해서 내보내야한다.
조리해서 내보내기위해서는 그 재료들과 양념들이 미리미리 준비되어야하며, 필요한 식자재의 재고관리, 발주관리, 위생관리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대형 식당일수록 화구 앞에서 조리해서 내보내는 역활을 하는 앞다이와 재료를 준비하고 다듬고 양념을 만드는 뒷다이로 나뉜다.
고깃집은 대패 냉삼이나 우삼겹 등 육절기 (고기를 자르는 기계) 의 이용이 필수적이다. 보통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되기때문에 육절기 인원을 감안하여 인원 편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일했던 식당은 설거지 2명과 앞다이 3명,, 뒷다이 2명까지 최소 7명이상이 필요했다.
주방이 주로 실수하는 부분은 식자재 관리 부실로 상하거나 양념의 중복 제조, 발주 실수, 육절기 작업중 고기 두께 실수 등 홀보다 실수할 항목들이 많다.
내가 주방출신이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작업량이나 난이도는 홀보다는 주방이 조금 더 높다.
손님이 없을때도 일해야하는 게 주방이기 때문이다.
아마 한식당에서 일할 계획인 예비 워홀러들은 즐겁고 낭만 넘치는 생활을 꿈꿀수도 있겠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방과 홀은 서로 같이 일하지않기때문에 주방은 주방끼리 홀은 홀끼리가 대부분이다.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조차도 친한 사람과 친하지않는 사람이 생기기때문에 마냥 낭만을 꿈꾸는 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람을 만나려면 식당으로 가라!' 라는 옛 형님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람 만나기는 좋은데, 사람과 싸우기도 좋은 것도 식당이다.
그럼에도 본인의 성격과 활동 범위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근무하는 식당 분위기와 사장에 따라서도 크게 변화하기때문에 너무 나의 이야기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
결국 복불복이다.
식당의 일은 힘들다.
브레이크 타임을 감안해도 식당에 있어야하는 시간이 12시간이다.
하루의 절반을 보내야하는 곳이고 나와는 다른 여러 형태의 사람들과 부딪치는 곳이다.
한달 휴무는 6일이니 쉽지않은 곳은 틀림없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말도 제대로 통하지않는 해외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식당을 선택했다면 나름의 각오와 확실한 목표가 없다면 금방 퇴사할 수 밖에 없다.
언어 공부? 일하기 바쁜데 일하면서 공부하는 건 말도 안된다. 아마 일 끝나고 웹툰 조금 보다가 골아떨어질 게 100%다.
1년이라는 적지않은 시간과 자신의 청춘을 소비하는데, 과연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곰곰히 고민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