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할 땐 열심히 일하고, 놀 땐 신나게 놀자'는 말을 실천하기가 왜 이리 어려울까.
반듯한 자로 찌익 그은 선처럼 딱 딱 구분할 수 있다면 편할텐데 세상사는 참 모호하고 애매하다.
봄이 온 줄 알고 얇은 점퍼를 걸쳤다가 으슬으슬한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고,
아직 겨울인가보다 코트를 꺼내입은 날엔 줄줄 흐르는 땀에 등이 흠뻑 젖는다.
때로는 분명히 봄이 왔음에도 다시 올 겨울을 떠올리다 만개한 꽃을 못본 채 지나치고,
그럴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자'고 다짐하지만
또 조금 방심하면 어느새 마음이 저만치 달아나 그 뒤를 쫓다 귀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래서 요즘은 더 더 자주 생각한다.
'급할 것 없다' '천천히 평생 조금씩 해나가자' '꼭 많은 걸 이룰 필요도 없다' '지금의 행복을 찾자'
'이 봄을 즐기자!'
따뜻한 봄. 눈이 즐거운 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봄. 꿈을 이룬 봄. 축하 받고 감사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