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컬러풀 Jul 24. 2022

너의 거울들

설레는 자책 셋

아이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모습이 사라진지 어느새 2년이 지났습니다. 이런 일이 었다는 사실도 잊고 지내던 얼마 전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내가 보기에는 진짜 예쁜데.. 00이는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고 못생겼다고 해. 그럴 때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어."

"그래서 뭐라고 해?"

"그냥.. 말 안하지?"

"솔직하게 진짜 예쁘다고 해줘~ 근데 예전에 너도 그랬었던 거 기억나?"


순간 그 때가 떠올랐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아이가 친구 말을 따라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못 보고 지나친 생각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는 이미 여러 개의 거울을 가지고 있구나!


관계 발달 상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만 2세부터 활발해집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친구에게 장난감을 선물하기 시작하고, 우는 사람을 쓰다듬어주며 서로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모델링이 흔해집니다. 이제 아이에게는 부모뿐만 아니라 선생님, 형, 언니, 친구, 동생들이라는 다양한 거울이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저를 비롯해 많은 부모들이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네.. 제가 부모의 영향력을 그렇게 강조했었죠.. 죄송합니다! 물론 아이가 어릴 땐 부모가 곧 세상이라고 할 정도로 부모라는 존재가 절대적입니다. 조금 자란 후에도 가족만큼 뿌리 깊게 영향을 주는 환경은 흔치 않지요. 하지만 일련의 에피소드를 직접 겪으며 이미 넓어진 아이의 세상을 두루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우리 아이도 지금 이 순간 다른 친구들의 거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를 닮아 내향적인 우리 아이들. 친구가 소리치며 인사할 때 겨우겨우 손을 흔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뒤로 숨기 바쁜 아이들을 보면서 내일은 좀 더 적극적으로, 한 번 더 목소리를 내며 내 세상을 살짝 바꿔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컬러풀마인드 소장 정용선


매거진의 이전글 설레는 자책 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