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소리
예전 일기장을 보면 "글을 쓰고 싶다"로 시작하는 글이 많이 눈에 띈다. 여러가지 생각이나 구상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언젠가 그런 것들을 펼쳐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다. 요즘도 가끔 "뭘 배우고 싶다-" "-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곤 한다.
할 수 만 있다면 예전에 썼던 일기나 그렇게 꺼냈던 말들이나 모두 주워담고 싶다. 만약 그때의 나를 지금 만난다면 한 마디만 할 것 같다.
"하고 싶으면 하세요."
할 수 없다거나 지금은 못 한다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바랐던 것이 돈이 왕창 필요하거나 혼자서 못하는 것들이 아니어서 더 우습다. 그냥 하면 되는 것들을 유예하고 유예하면서 "나는 언젠가 할 수 있는 것을 품고 있다"는 자기애적 망상에 젖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냥 아팠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깨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습관이란 게 그렇다. 있는 줄도 모르고, 하는 줄도 모르고 반복해서 굳어져 있으면 원래 있는 벽 같은 걸로 여긴다. 벽을 세워 놓고 거기에 꿈이라고 쓴 다음, 뛰어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꼴이다.
요즘 매일 "글을 쓰고 싶다, 그런데 못 쓰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 자신에게 "쓰고 싶으면 써"라고 말하면 그것도 이상해서, 그냥 글을 써 본다.
글쓰던 습관을 회복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