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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Jun 14. 2021

펴세요, 쓰세요, 하세요

천둥소리

예전 일기장을 보면 "글을 쓰고 싶다"로 시작하는 글이 많이 눈에 띈다. 여러가지 생각이나 구상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언젠가 그런 것들을 펼쳐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다. 요즘도 가끔 "뭘 배우고 싶다-" "-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곤 한다. 


할 수 만 있다면 예전에 썼던 일기나 그렇게 꺼냈던 말들이나 모두 주워담고 싶다. 만약 그때의 나를 지금 만난다면 한 마디만 할 것 같다.


"하고 싶으면 하세요."


할 수 없다거나 지금은 못 한다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바랐던 것이 돈이 왕창 필요하거나 혼자서 못하는 것들이 아니어서 더 우습다. 그냥 하면 되는 것들을 유예하고 유예하면서 "나는 언젠가 할 수 있는 것을 품고 있다"는 자기애적 망상에 젖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냥 아팠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깨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습관이란 게 그렇다. 있는 줄도 모르고, 하는 줄도 모르고 반복해서 굳어져 있으면 원래 있는 벽 같은 걸로 여긴다. 벽을 세워 놓고 거기에 꿈이라고 쓴 다음, 뛰어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꼴이다.


요즘 매일 "글을 쓰고 싶다, 그런데 못 쓰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 자신에게 "쓰고 싶으면 써"라고 말하면 그것도 이상해서, 그냥 글을 써 본다. 


글쓰던 습관을 회복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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