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 이틀째
오전에 운동을 다녀오니 둘째가 집에 올 시간이었다. 관장을 하려면 집에 아무도 없는 시간이 좋다. 아이가 학원 갈 시간을 기다렸다 관장을 했다. 하루 종일 시간 맞춰 먹는 것들의 연속이라 전날 잘 챙겨놓고 일정표에 줄 그어가며 먹어가다 보면 하루가 간다. 하지만 관장은 준비와 뒤처리가 번다해서 관장을 하고 나면 오늘 할 일은 다 끝난 것 같다.
1L의 미지근한 물에 마그밀과 소금으로 관장액을 만들었다. 관장액을 넣고 20분은 참으라는데 쉽지 않다. 11분을 버티며 단식 책자에 나온 모관 운동, 붕어 운동을 했다. 단식 후에 몸무게가 빠지는 이유의 절반은 아마도 변의 무게일 것 같다. 보식하며 2kg 정도 돌아오는 건 요요라고 할 수 없다. 다시 돌아가는 장 내의 순환과 정체의 시작일 뿐이지.
하루 동안 죽염을 8회 나눠 먹고, 아침과 저녁으로 배변을 위해 상쾌 효소를 먹는다. 산야초 3cc를 300ml 물에 타서 하루 3번 먹었는데 일정이 있을 때 일부러 가지고 나갔다. 테니스장에 가져가 기운이 떨어질 때 마시니 도움이 됐다. 식구들이 일어나기 전에 베란다 바람이 들어오게 창문을 열고 음원에 맞춰 10초씩 시간을 늘려가며 담요를 벗었다 다시 몸에 둘렀다를 반복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땀이 살짝 났다. 여름 내내 산에서 땀을 흘려 땀구멍의 배출기능이 원활해졌을까. 아무 느낌이 없어 효과가 있는 건가 의심이 들어 제일 하기 싫은 게 풍욕이었는데 이번엔 할 만했다.
마시는 물이 많으니 화장실을 자주 갔다. 5번에서 7번 사이로 갔던 것 같다. 평소에 차, 커피 포함해서 3컵에서 4컵 정도 마시는데 2L를 일정에 포함시켜 챙겨 먹었다. 산야초, 감잎차, 장국으로 섭취하는 물양도 2L가 되니 하루에 4L의 수분을 섭취한 셈이다. 단식을 하면서 적게 먹고 수분을 잘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좋아진다는 걸 체험하게 된다.
체험을 통한 깊은 깨달음을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대로만 살 것 같지만 결국 돌아온다. 입이 가득 차게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즐거움이 있고, 배가 부르게 먹고 숨을 헉헉 쉴 때 포만감도 어느새 다시 쫓게 된다. 그러다 허벅지가 붙고, 뾰루지가 여기저기 나기 시작하고, 나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가 한 참 벌어지기 시작할 때가 내가 느끼는 단식할 때다. 다시 단식하며 내가 살기 편한 몸은 이쪽이었지, 하고 기준점도 다시 잡고 다 잊고 지낸 좋았던 시절을 상기한다.
기껏 단식하고 나서 몇 달 걸려 매번 제자리로 돌아오면 윤회 속에 갇힌 삶이고, 모든 게 도돌이표로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게 마이너스로 향해 갈 때 한 번 끊을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 하루 동안 먹는 것
죽염 3g (하루 8회 정도로 나눠서)
감잎차 2회 (따뜻한 물 200ml에)
산야초 3회 (산야초 3cc 물 300ml에 타서)
상쾌효소 2포 (아침, 저녁)
마그밀 2알 (아침, 저녁)
장국과 미음 3회 (종이컵 1개 분량) - 저체중자 또는 기타이유로
물 2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