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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야 Apr 11. 2018

오프라인 물류 vs 온라인 물류

비용적 측면

어쩌다 보니 물류의 길에 섰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발판 삼아 물류의 기초를 다졌고, 지금은 이 길이 내 길이라 생각하며 본업으로 삼아 충실히 일하고 있다.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내가 느끼고 공부했던 물류를 나만의 언어로 풀어보려 한다.


물류를 특정한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물류는 기업 내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전혀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방식 즉, '기업이 취급하는 제품을 어떻게 판매하는가?'라는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삼아 물류를 비교 설명해보려 한다.


이에 앞서 내가 경험했던 물류 영역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병참장교 (오프라인 물류)

 - Military Logistics, 군대 내에서 운용되는 자원과 물품을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보급하는 일이다. 간단히 말해 군대 내의 물류를 관장하는 일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군에서는 '물류'라는 표현보다는 '보급'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나는 군수지원단에서 필요한 물자를 하급부대에 보급하며, 보급 계획과 지원을 통제/운영하는 일을 맡아 관리했다.


2. 제조물류 (오프라인 물류)

 - 전역 후 병참 특기를 살려 입사했던 곳이다. 제조업 회사였으며 영업부 내에 물류팀이 속해있는 일반적인 회사였다. 특히 제조 시설 내에 물류 사무실이 있었기 때문에 원재료를 수급하는 조달 물류, 생산된 제품을 창고에 적재하여 관리하는 생산/사내 물류, 제품을 거래처에 납품하는 판매 물류, 클레임과 반품 등의 회수 물류를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3. 이커머스 물류 (온라인 물류)

 - 현재 하고 있는 일이다. 오프라인 물류에 한계를 느껴 과감히 이커머스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현재 몸담고 있는 곳은 의류회사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지만, 판매라는 관점에서 보면 물류센터를 관리하는 나로서는 온라인 매장을 별도로 운영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물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비용

물류에서 비용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생산, 영업과 같이 재화나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류의 핵심은 비용을 최대한 줄여 기업의 이익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올해 매출 100억, 비용 50억, 영업이익 50억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영업이익 = 매출 - 비용)

내년 목표 영업이익이 70억이라 한다면 이를 달성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생산 또는 영업을 통해 매출을 120억으로 만드는 방법과 기타 비용을 절감해 내년 비용을 30억으로 만드는 방법. 물류는 후자에 해당된다.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의 비용을 논하기에 앞서 '어떤 물류 영역의 비용이 적게 들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알 수 없다.'라는 답변이 가장 적절할 듯싶다.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과 크기, 주 고객층, 창고의 위치, 물류 주체(물류 전담부서를 통해 처리하는지, 자회사(2PL)를 설립해 물류를 처리하는지, 물류 전문회사에 위탁(3PL)하여 처리하는지 : 물류 주체에 대한 부분은 추후 포스팅 예정)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용' 측면을 논하기 위해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 양쪽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비용과 비용 중 그 성격이 다른 것을 각각 2가지씩 선정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공통항목

 - 창고 임대 비용 : 생산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부지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지름길이다. 하지만 규모가 큰 기업을 제외하고 자체 창고를 보유해 운영하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에 창고가 없는 회사는 소비지와 가깝고 교통이 유리한 곳에 창고를 임대해 사용하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곳은 자구책으로 물류 전문회사에 위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교통이 좋고 수도권과 가까울수록 창고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다달이 나가는 월세가 가장 아깝다는 말이 있듯, 자체 창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회사들은 창고 임대료로 매달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며 물류를 운영하고 있다.


- 창고 운영 비용 : 창고를 임대하는 비용과 별개인 운영 비용이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과 물류 활동을 하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은 흔히 전기, 수도, 세금 등과 같이 창고를 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기초적 비용에 해당된다. 창고의 규모와 창고를 운영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제조업체 물류창고는 창고 임대 비용을 제외하고 매달 약 2,700만 원가량의 유지, 관리비용을 사용했다. 이로 비추어볼 때 공휴일 포함 24시간 돌아가는 택배사의 물류센터와 대기업 혹은 흔히 알려진 규모 있는 이커머스 회사는 창고를 운영하는 비용으로만 상당한 돈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물류 활동을 하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은 시설과 장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다. 물류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지게차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과 부품, 제품을 효율적으로 운반하기 위해 필요한 팔레트(pallet),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는 랙(rack), 제품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설비(냉동식품의 경우 냉동시설, 신선도가 생명인 신선식품의 경우 냉장시설, 화장품과 같이 온도와 주변 환경에 민감한 제품의 경우 항온항습 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초기 구매 및 설치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는 특징이 있으며, 비용 발생 빈도는 창고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에 비해 드문 편이다.


차이 항목

- 인건비 : 인건비는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에 동시 적용되는 비용임에 틀림이 없다.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를 기준으로 종사하는 근로자수를 비교해보았을 때,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의 인건비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제조업 기반의 오프라인 물류는 대부분 기계와 장비를 사용한다. 제조업 기반의 물류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힘으로 제품을 옮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나가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지게차나 물류센터 내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해 효율성을 도모한다. 이는 곧 기계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인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조업 기반의 오프라인 물류는 회사의 규모에 비해 물류에 종사하는 인원이 극히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온라인 물류는 그 특성상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직은' 더 효율적이다. 이는 온라인 물류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온라인 물류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즉,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한다. 제품 출고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문 접수 > 피킹 > 패킹 > 배송]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제품 '주문 접수'가 완료되면 물류센터에서는 해당 제품이 위치한 랙(rack)과 바코드 정보가 인쇄된 송장을 가지고 제품을 '피킹(picking)'한다. 피킹한 제품은 주문서에 따라 '패킹(packing)' 과정을 거쳐 고객에게 '배송'된다. 



위 과정을 보면 기계나 장비가 들어갈 틈이 없다. 온라인 물류의 특성상 제품의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택배를 통해 받는 제품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물류센터엔 인력을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규모가 작고 일일 물량이 많지 않은 곳에선 피킹과 패킹 작업을 인력 구분 없이 진행하기도 하지만(다 같이 찾고, 다 같이 포장), 쿠팡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 회사는 피킹 작업과 패킹 작업을 구분하여 인력을 배치해(찾는 사람 따로, 포장하는 사람 따로) 막대한 물량을 소화해낸다. 쿠팡의 인력 모집 광고가 매일 같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합해보면 인건비는 오프라인 물류와 온라인 물류의 공통적 비용이긴 하지만, 물류 특성에 따른 환경적 다름이 만들어낸 차이라 할 수 있다. 


- 운송비 : 고객에게 제품을 전해주는 '운송'은 물류에서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제품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이 물류의 핵심 기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송비 역시 물류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비용에 속한다. 운송비는 물류 환경의 특성에 기인하여 그 차이가 결정되는데 그 특성은 두 가지로 간추려 볼 수 있다. 첫째는 고객이며, 둘째는 물량이다.


고객이라는 특성을 기준으로 보자면 오프라인 물류의 주 고객층은 타회사이다. 타회사는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회사일 수도 있고, 제품을 재가공하는 협력사 또는 하청 업체일 수도 있으며,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사용하는 거래처(회사) 일 수도 있다. 즉, 일반적으로 B2B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 간 영업 계약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거래가 진행됨을 의미한다. 물량 수급 계획에 따라 회사 간 합의에 의해 정기적인 출고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제품이 필요할 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아 출고를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1회 출고 시 가용범위 내에서(구매 측 회사의 재고 가용범위) 최대한 많은 물량이 출고된다. (다량의 물량을 소수에게 운송)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단위당 운송비는 상당히 저렴하다 할 수 있다. 차량 한 대에 제품을 많이 적재할수록 제품 하나당 운송비는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25톤 트럭을 배차해 활용을 하곤 했는데, 적재공간이 빼곡하도록 제품을 상차해 출고시켰기 때문에 단위당 운송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었다.

(운송비 문제를 심도 있게 논하기 위해서는 자가운송, 위탁운송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부분은 추후 포스팅 예정.)


반면 온라인 물류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주 고객층이라는 것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물론 특정 제품을 고집하는 충성고객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전체 물류 건수에 비하면 그 수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온라인 물류는 회사가 아닌 개인이 고객이며 그 대상은 불특정 다수이다.(B2C) 이는 부피가 작은 여러 종류의 제품을 고객에게 일일이 배송해야 함을 뜻한다. (소량의 물량을 다수에게 운송)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단위당 운송비는 상당히 높다 할 수 있다. 택배 박스 하나당 개별 단가가 적용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단위당 운송비 단가가 높다는 점은 온라인 물류를 운영하는 회사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규모가 있는 온라인 물류 업체에서는 '계약 택배'를 통해 물류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계약택배'란 택배 우편물을 다량으로 계속하여 발송하는 이용자에 대하여 고시한 요금을 적용하지 않고, 우편 관서와 발송인 간 사전 계약에 의하여 우편물의 물량, 규격, 감액 요건, 시장 가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요금을 책정하여 배송하는 등기소포우편제도를 말한다. 즉, 개인이 택배를 보내면 기본 3,000원이지만, 계약택배를 통해 보내면 3,000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개별 단가를 책정해준다는 것이다.


계약택배의 요금체계는 아래와 같다.(우체국 택배)


하지만 계약 택배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값의 운임으로 물건을 배송한다 하더라도 단위당 운송비는 여전히 오프라인 물류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온라인 물류 업체는 '어떻게 하면 물류비를 줄여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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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 예고 : [오프라인 물류 vs 온라인 물류, 조직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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