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Alaska 에 있는 Whittier 라는 마을은 거의 모든 인구가 하나의 아파트 건물에 거주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을 주민의 약 90%(총 272명)가 거주하는 14층짜리 단독 아파트 건물인 Begich Towers 라는 빌딩이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이 때문에 Whittier 는 '한 지붕 아래 마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답니다.
원래 군대 막사로 지어졌던 이 건물은 현재 우체국, 잡화점, 경찰서, 세탁소, 보건소, 시장실, 온수 실내 수영장 등을 갖춘 아늑한 콘도미니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요. Whittier 는 워낙 외진 곳이라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인근 Maynard Mountain 을 가로지르는 2마일이 넘는 1차선 터널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의 겨울철 기상 조건은 혹독하기 때문에 Begich Towers는 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실용적인 생활 솔루션이 될 수 밖에 없다는군요.
Begich Towers 외에도 마을에는 나머지 주민들이 거주하는 두 번째 콘도 건물이 있습니다. 마을의 학교와 체육관은 별도의 건물에 위치해 있지만 Begich Towers 와 터널로 연결되어 있어 겨울철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답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이번 겨울은 왠지 더 추울 듯 해서 그런지 이 마을과 이 건물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반면에 이렇게 일년 내내 같이 살다보면 잦은 마찰 또한 피할 수 없을 듯 한데, 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되는군요. "아늑함"이란 혼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아늑함보다는 외로움이 느껴지기에 온전한 '아늑함'은 아닐 듯 하고, 사실 누군가와 같이 또는 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늑함이라, 그래도 겨울에는 혹독한 외부 환경을 핑계로해서라도 누군가와 같이 있는 선택을 해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Christmas 가 사실 예수님의 생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2024년에는 한 번 속아주는 셈 치고 여러 ornament 등도 사서 걸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 November 0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