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주자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
발라드의 속도로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
곧게 서려고 하지만
느낌표를 그리기 전에 느껴지는 것들과
내가 가기 전에
새가 먼저 와주었던 일들
수많은 순간순간
자유가 몸을 일으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저기 먼 돛단배에게 주었다
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언제나 수평선 쪽으로 더 가버리는 것
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
유이우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읽다가 마음에 드는 시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마치 중고등학교 문학처럼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그때는 정해져 있는 답을 외워야해서 문학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했는데(가끔은 질색하기도 함), 지금은 내 주관으로 감상할 수 있으니 이 시간이 참 좋아요.
먼저 이 시에서 시인은 자유라는 개념을 표현하면서 자유의 본질과 한계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주자”라는 시작 문장이 자유에 대한 탐구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는 우리가 자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의 상상력과 욕망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죠?
“넘어지는 자유”라는 표현은 자유와 함께 오는 책임과 위험..? 자유를 이용함으로써 생기는 것들에 대해 책임지는 것, 또는 자유가 주는 가치와 함께 따라오는 제약이나 어려움 등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 곧게 서려고 하지만”라는 부분은 우리가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내면적인 안정과 균형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묘사하는 것 같아요.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는 것은 외부의 영향과 압력을 나타내고, 자유를 향한 우리의 열망이 때로는 이러한 외부적인 힘에 의해 방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시인은 “자유가 몸을 일으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라는 문장을 통해 자유를 추구하고 탐험하는 과정을 계속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여기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라는 표현을 통해 자유가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며 우리의 편견이나 제약을 뛰어넘으려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한 것 같아요. 자유는 언제나 우리를 더 큰 공간과 경험으로 이끄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돛단배에게 주지만 “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언제나 수평선 쪽으로 더 가버리는 것”이라는 표현을 써요. 시인이 자유에 대한 심오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 돛단배가 수평선을 향해 가는 모습은 자유가 어떤 방향으로든 향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안정과 균형을 찾으려는 운동이라는 것을 시적으로 보여준 것이죠. 궁극적으로 자유는 종종 우리의 욕망과 열망을 따라가기보다 우리의 내면적인 안정과 균형을 추구한다는 것을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는 제목을 살펴보면, 우리가 자유를 탐험하고 경험한 후에도 결국에는 안정과 안전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을 앞서 보여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문장 “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를 통해 내면적 욕망과 외부적 제약 사이의 갈등, 그 갈등 속에서 자유를 향한 노력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시를 곱씹으면서 내면과 외부의 조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가 비로소 우리를 진정한 자유에 다다를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주 주관적인 감상이니 흥미롭게만 봐주시구요.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좋겠네요.
혹시 이 시를 읽고 또 다른 감상을 하신 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게 좋거든요.
그럼 이만입니다. 잠에 잘 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