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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것

해야 된다 말고 하고 싶다에 집중해 보자

난 내가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인 것을 계속 숨기려고 했다. 너무 진지한 사람인게 흠이라고 생각했다.

관심분야가 다양해질수록 이걸 엮어서 잘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계속 이상한 척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별나다고 생각했고 이해받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며 살았다.


이해받지 못할까 봐 무서웠다.

담금질되지 않은 생각과 표현이 성에 안 차고 프로 같지 않고 어설픈 지식으로 아는 척했다가 책 잡힐까 봐 무서웠다. 그러다 보니 내가 보기에 잘 정리된 결과물만 내놓으려 하면서 말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피하게 됐다. 자격 갖추기에 더 몰입했다.


그런데 최근에 페기구, 오승훈 아나운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강지영 아나운서, 페퍼톤스의 인터뷰나 책을 보며 자기 마음이 시키는 길을 따라가며 본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드러내며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고 사회도 그걸 받아준다는 걸 체감하기 시작했다.

복잡한 사람은 복잡해서 좋아하고, 다양한 게 관심 있어서 누가 뭐라든 선택한 경로들이 결과적으로 합해지고 개성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내가 나와 내 영역을 지나치게 특수하다 여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풋은 많지만 아웃풋이 적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작은 결과물이라도 내보려고 시도하면서

내 안에 있는 두껍고 다양한 검열의 벽을 맞닥뜨리고 있다.

검열이 정말 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세상을 믿고 나 자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복잡하고 시리어스 하다면 그것대로, 단순하고 장꾸같을 땐 또 그것대로,

좋아하는 것들이 뜬금없고 희한해도 미완인 내 날 것을 드러내보려고 한다.


이드에 탑승하는 건 마치 아우토반에서 람보르기니를 모는 기분이다.

속도 제한이 없는 곳에서 밟을 대로 밟아보라고 방임해 주는 게 두렵지만, 설레고 흥분도 된다.


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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