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약 4개월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오픈했다.
처음 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을 때는 솔직히 생각이 많았다. 임베딩 프로젝트 특성상 기존 것을 잘 가공해 새 브랜드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되는 일이었기에, 내게는 어떤 배움이 남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기능이나 기술적으로 새로웠던 작업은 아니었음에도 PM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낀 시간이 되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오픈일이 먼저 정해져 있었다. 정확한 스펙이 정리되기 전부터 일정이 잡혀 있었기에, 시간 안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스펙아웃이 필수였다. 초반에는 ‘무엇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다소 우왕자왕했지만, 작업 리스트를 빠르게 정리하고 일주일 단위로 개발 목표를 쪼개며 리듬을 잡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PM인 나 혼자서 개발자 5명을 온전히 리드해야 했다. 이전에는 개발자가 많아도 3명 정도였고, 큰 프로젝트라면 보통 PM도 여러 명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작업이 집중되는 경험은 드물었다.
초반에는 각자의 속도를 따라가며 정책 확인·연계 부서 싱크·QA 진행을 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개발 외에도 QA 관련 준비, 신규 QA 환경 세팅까지 한꺼번에 몰리며 ‘PM 개인 로드’가 확실히 체감되기 시작했다.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초반에 만들어둔 프로젝트 개발 로드맵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매주 담당자들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부스트가 필요한 포인트를 선제적으로 조율할 수 있었다.
또한, 매일 데일리 스크럼을 진행하며 각자의 작업 현황과 f/u 포인트를 디테일하게 체크했다. 이슈가 생기면 바로 공유하고, 필요한 조치가 누락되지 않도록 흐름을 유지한 덕분에 막판 일정도 비교적 무리 없이 따라올 수 있었다.
개발자도 수동형과 능동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능동적인 개발자가 많아 큰 힘이 됐다. 특히 QA 기간처럼 내가 모든 스레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그들의 적극성이 더 빛났다. 내가 확인하지 못한 QA나 문의 스레드를 먼저 체크해 답변해주거나, 이슈가 없을 때는 타 도메인을 점검하며 내부 개선 포인트까지 찾아주는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성능이나 디테일한 UX 개선 같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마지막 퍼즐’까지 스스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신뢰를 쌓아갈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오픈했지만, PM의 일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오픈 다음 날부터 첫 업무는 데이터 체크였다. 이 도메인은 다른 서비스보다 금액대가 높은 편이라 하루하루 큰 변화가 있지는 않지만, 작은 반응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하루, 이틀 데이터가 쌓이고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 또 새로운 개선 포인트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한 고비를 넘겼으니, 오랜만에 저녁의 ‘내 시간’을 되찾았다.
당분간은 이 자유시간을 마음껏 즐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