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참 간사하다.
수입이 없던 백수 시절보다 통장에 월급이 꽂히는 날이 더 울적하다.
월급이 100만 원이 들어온다 치면, 내가 마치 100만 원짜리 인간이 된 기분이 든다.
어떤 사람은 200만 원을 벌고, 어떤 사람은 1000만 원을 벌겠지.
그럼 나는 그 사람들의 절반만 한 사람일까, 1할짜리 사람일까.
수입이 0 일 때 나는 내가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요즘엔 한 달에 한 번씩 내가 얼마짜리 인간이라는 걸 확인받는 기분이 든다.
돈, 돈 거리는 게 참 멋없다고 생각하는 나도 요즘엔 하루 몇 시간을 돈 생각만 한다.
최근엔 주식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재테크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매달 1억을 벌면 이러지 않을까?
아닐 거다.
나는 애초에 깨진 독 같은 인간이라 아무것도 담지 않고 있을 때만 내 부족함을 모른다.
내게는 0이 가장 크고 가장 무한한 수라는 게 가끔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