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이 많이 지쳐서 운동을 이것저것 하기 시작했다.
헬스와 요가로 무너진 근육을 잡고 난잡해진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데 오히려 허리가 더 아프고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그러니까, 나는 어깨에 힘 빼는 법을 모르겠다.
운동 강사들은 내게 어깨에 힘을 빼고 견갑골을 내리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는 감각 자체를 지각하지 못하고 있다. 어깨에 들어간 힘을 아래로 보내어 굽은 등을 펴야 하는데 힘이 당최 어떻게 있는지를 모르니까 그다음도 어렵다. 강사도 답답하고 나도 갑갑할 노릇이다.
“저도 어깨에 힘을 빼고 싶어요. 어깨 힘 빼는 법을 알았으면 제가 거북목이 안 되지 않았을까요? “
요가원에서도 이런다. 생각을 멈추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요가원을 찾았더니 눈을 감고 잠시 생각을 멈추고 호흡을 가만히 들여다보라고 한다. 그럼 나는 생각한다.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드는 건데 그걸 어떻게 멈추지? 호흡은 눈 뜨고도 못 보는 건데 눈을 감고 어떻게 보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 생각이 더 나는 건데, 차라리 호흡을 절대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는 편이 호흡을 더 들여다보게 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걸 하려면 하고 싶은 걸 할 줄 알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세상에 쉬운 게 없다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깨에 힘 빼는 법을 모르겠어서 많이 울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