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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Jan 25. 2022

20대 대선 준비 시리즈 Ⅳ

- 18대 대선 토론 분석

대한민국 선거 사상 최초로 남성 후보보다 여성 후보가 많았던 대선이자, 후보 2명에게 극단적으로 표가 쏠렸던 보기 드문 양상을 보여준 대선이 있었다. 바로, 2012년 12월에 치러진 18대 대선이다. 18대 대선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겨준 대선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던 17대 대선으로 인해 18대 대선 또한 큰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18대 대선은 17대 대선 투표율보다 12.8% 상승한 75.8%의 투표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히려 17대 대선을 교훈 삼아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대선으로 평가된다. 그 증거로, 대선 TV토론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점을 들 수 있다.



18대 대선 토론은 처음에 3자 토론으로 시작하였다가 이정희 후보의 사퇴 이후 양자 토론으로 진행되었는데, 토론자의 감소는 청중이 비교적 토론에 더 쉽게 몰입하고 보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 갤럽의 설문조사 결과 ‘투표 후보 결정 시 TV토론을 참고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4%였다. 그리고 이전 토론과 비교해보면, 18대 대선 토론은 후보자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공방이 이루어져 정책 토론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정책 토론의 필수 쟁점인 개념 정의, 방안의 현실성 및 해결 가능성, 방안의 비용 대비 효과 등이 함께 논의되어 국민들은 더욱 심도있게 토론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 후보들이 정책으로 대결하는 민주주의의 성숙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7대 대선과 18대 대선 모두 우리가 유권자로서, 국민으로서, 우리의 선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토론 능력은 대통령 후보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로, 우리는 후보자의 많은 부분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선 토론으로 후보자의 모든 것은 평가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다양한 부분에서 평가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춰야함이 분명하다. 이번 글에서 분석할 18대 대선 토론은 박근혜,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번 분석은 각 후보의 대선 토론 능력을 분석한 것으로, 앞으로의 토론 대선을 분석하는 관점과 기준을 갖춰가기 위한 방향으로만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1. 박근혜 후보 

핵심 키워드 : 준비된 대통령의 능력 강조, 준비된 여성 대통령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여러 사건들로 인해 18대 대선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의 모습도 부정적이기 쉽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잘하지 못했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18대 대선 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토론을 잘하였다고 생각하는 후보’
박근혜 47.8%, 문재인 31.9%, 이정희 19.5%

-한국정당학회보,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박근혜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이 많지 않았고, 이러한 점은 대통령으로서 구체적인 정책의 구상과 실현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그래서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준비되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주력하였다. 대선 토론에서 토론 내내 많은 정책사례를 다루고 많은 정보로 준비된 모습을 어필하였다.     


문 후보님께서 아동 수당을 도입하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12세까지 모든 아동에게 이를 지급하면 연간 한 7조 원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2009년도에 일본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었다. 근데 그 후에 어떻게 됐냐 하면 …(중략) 결국은 공약을 폐지시켰다. 일본의 경우는 포기를 했고, 시행 중인 다른 나라들도 막대한 예산 때문에 이것을 축소하거나 없애거나 그렇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놓으신 공약이 현실 여건과 또 실천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질문드리겠다.


아동수당이 OECD의 연구에 따르면 예산은 막대하게 드는데 출산율은 높이는 데는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위에 제시한 사례는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아동 수당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된 것이다. 유사한 정책을 먼저 시행한 사례를 찾아 근거로 제시하였다. 이는 박근혜 후보가 정책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음을 자연스레 드러내는데 충분하였다. 그리고 OECD의 연구 결과를 통해 아동 수당은 돈이 많이 들고 효과는 없는 정책임을 인식시켰다.      


박근혜 후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정책 토론에 앞서 많은 준비는 청중들을 더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정책을 시행한 사례를 찾아 근거로 제시하고, 정책 자료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통해 청중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정책 역량을 강조할 수 있고 정책적으로 준비된 대통령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




2. 문재인 후보

핵심키워드: ‘이명박근혜’ 의도적 연계     


문재인 후보는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에 모두 출마하여 1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8대 대선에서는 사전 지지율이 2위였고, 19대 대선에서는 지지율이 1위였다. 일반적으로 지지율이 1위가 아닌 후보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18대 대선에서 사전 지지율이 2위였던 문재인 후보는 그러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지지율 2위 후보로서 1위 후보에게 간 표심을 돌리도록 상대를 검증하고, 본인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전략과 태도가 필요했지만, 그러한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렇게 통합의 정치를 할 의사가 있다면,
지금 저와 박근혜 후보 사이에 공통 정책이 참 많다.

                                                          -18대 1회 대선 토론


지금 이정희 후보님이 말씀하신 문제의식에 저도 공감을 한다.

                                                         -18대 2회 대선 토론   


  

문재인 후보는 후보를 가리지 않고 상대 후보의 발언에서 공통점을 찾아서 언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전략적으로 상대방의 정책에 완전히 동의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책에는 더 나은 점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어 비교우위를 드러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문재인 후보 자체를 강조하는 데는 충분치 않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정책 토론은 자신의 주장, 자신의 정책을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상대방의 취지에 동의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문재인 후보가 상대방 주장에 대한 공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본인의 정책 방향성이 뚜렷하게 입증되었다면 효과적으로 청중에게 정책 역량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18대 대선 토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유권자는 토론에서 언급될 중요 정책에 대해 후보자가 충분한 준비를 하고 토론에 임하는지를 염두하고 토론방송을 봐야 한다는 것

2. 후보자가 자기 정책의 차별점을 강조해서 자신의 정책이 지닌 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 유권자가 비교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     



토론 능력으로 대통령 후보의 모든 면을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유권자로서 토론 능력을 포함한 다양한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더욱 예리한 기준과 잣대를 내민다면 대통령 후보들도 더욱 긴장하고 준비할 것이다.     


위 분석에 대한 더 많은 자료는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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