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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Mar 03. 2022

20대 대선 준비 시리즈 Ⅵ

19대 대선 토론 분석 2

문재인, 홍준표 후보의 토론 분석에 이어 19대 대선의 후보자였던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의 대선 토론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 안철수 후보 >

핵심 키워드 : 4차산업혁명 비전 제시, 기업전문가 역량 강조     


안철수 후보는 4차산업혁명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ICT기업가로서의 전문성에 부합하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와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이었다. 때문에 안철수 후보는 4차산업혁명을 대선 토론의 핵심 키워드로 잡고 토론 곳곳에서 활용했다.



4차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오히려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한 언론에서 보도됐지만, 164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만 잘못 대처하면 68만 개의 일자리를 잃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후략)


그러나 이 전략은 효과가 매우 미비했다.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왜 대비를 해야 하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핵심적인 비전으로 삼은 전략적 한계로 인해, 

대선 토론 때 자신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어떻게 뒷받침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추상적인 주제였기에 다른 후보들과 깊이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4차산업혁명만 언급하는 앵무새, 소위 ‘4무새’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안철수 후보는 4차산업혁명 이야기만 했다. 적어도 4차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국민 개개인의 삶에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주고이것이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충분히 밝혔어야 했다. 

그러한 설득이 부족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의 4차산업혁명은 화제가 되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의 토론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후보자의 발언이 국민 개개인의 삶에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지 유권자로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 유승민 후보 >

핵심 키워드: 전문적, 합리적 단어 활용, ‘보수 차별화’ 이미지 강조      


19대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는 여러 방면에서 불리한 구도에 처해있었고, 

대선 초기에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매우 낮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유승민 후보는 학자로서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드러내어 다른 후보와 차별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경제학자로서 경제 이슈에서 전문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상대방 후보의 공약을 수치적으로 검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대한 유승민 후보의 발언이다.


공공일자리 81만 개 만든다 하셨다. (중략) 81만 개 일자리를 만드는 데 5년간 21조 원, 1년에 4조 2천억 원이 든다. 이것을 81만 개로 나누면 1년에 500만 원, 월 40만 원이 된다. 월 40만 원짜리 일자리 81만 개를 만든다 이거다. 어떻게 되는 건가

  

위와 같이 상대방 후보의 공약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설득력있게 지적하였다. 



유 후보는 와닿지 않는 큰 숫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작은 숫자까지 차근차근 내려와서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토론에서도 유용한 방법이다.     


다만, 유승민 후보는 다른 후보의 정책을 검증하는 것에는 능했지만 자신의 주장이나 정책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는 실패했다. 즉, 유승민 후보는 상대방 후보를 검증하면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보다는 본인의 정책과 비전을 드러내는 차별화를 시도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승민 후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책 비전이나 공약을 설명할 때 와닿지 않는 큰 숫자만을 언급할 경우, 이를 실질적으로 가능한 범위로 나누어 생각하여 후보자가 현실성 있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심상정 후보 >

핵심 키워드: 공감가는 감성적인 사례 제시, 진보 청중을 결집하는 단어 활용     


심상정 후보는 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두루 지지를 호소하기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정의당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위해 노동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과 ‘공감’을 내세우는 전략을 보여주었다.      


창원 촛불집회에서 만난 24세 청년의 얘기가 생각난다. 120만 원 월급 받아 이것, 저것 다 빼면 10만 원 남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애인이 있지만, 결혼은 꿈도 못 꾼다고 한다. 꽁꽁 묶어둔 한 마디를 내뱉었다.     


위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심 후보는 저소득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과 결혼이라는 현실을 언급하고, 꽁꽁 묶어둔 한 마디라는 표현을 활용하는 등 공감을 유도하는 말하기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공감과 감성을 호소하는 말하기는 청중으로 하여금 함께할 수 있는 후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을 유도하는 말하기를 하는 후보의 경우, 유권자는 이 후보가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로 심 후보는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과 비판만을 주로 발언하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 제시는 거의 없어서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주었다.      

    


19대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를 통해 유권자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추상적인 주제로 정책 비전을 설명하는 후보의 경우, 유권자는 이 정책이 국민의 삶에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

     

2.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책 비전의 근거로 큰 숫자만을 언급할 경우,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여 그 정책이 현실적인지 유권자로서 검증해봐야 한다는 점     


3.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을 유도하는 말하기를 하는 후보의 경우, 유권자는 이 후보가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     



구체적인 대선 토론 분석의 내용은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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