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미루 Feb 19. 2024

시 | 반딧불의 종말

08

임은 단잠에 빠지고 나는 정처가 없네

반딧불 소리가 여름 매미 죽어가는 소리에 묻혀든다

온 세상 살아있는 것들의 종말을 맞는 소리가 섞여든다


맨 처음 당신이 죽고

당신을 따라 바람이 멎고

바람을 따라 공기에 검은 물이 든다

하늘이 잿빛으로 변한 뒤에야 소리도 종적을 감춘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종말이 온 세상을 묫자리로 만든다

그리하여 임이 누울 자리는 더이상 쓸쓸하지 않고

나 또한 숨죽여 눈을 감는다

작가의 이전글 시 | 소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