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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RUN RUN

바로 3

ㅡ그럴 수도 있어

by 달리는김작가


어제는,


출근하자마자


그 전날 미처 끝내지 못하고 퇴근했던 일로 인해

부장님과 관련 업무 담당자님이

빨리 일을 마감 지어 달라고 재촉하셔서

아침 업무 시작 시간 부터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서둘러 마무리 짓겠다고

부드럽게 답하면 되었을 것을,


ㅡ어, 부장님 저 이제 출근했는데... 이렇게 재촉하시면... 그러잖아도 하려고 지금 막 펼치는 중인데요, 오늘 안으로만 끝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좀 너무한다, 싶어서

아침부터

다소 경직된 억양으로, 부장님께 힘주어 대답하고야 말았다, 평소와는 많이 다른 목소리 톤으로 말이다.




그러고 나니

순간

주변이 조용했고


부장님도 약간 아차, 하시는 눈빛으로 움찔하시면서 어색한 웃음으로 마무리 짓고 말으셨다.


ㅡ휴...


그런 나도 속으로 아차, 하면서도 큰 숨을 내쉬고 이미 말을 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서둘러 일을 마치자는 다짐만 맴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야속하기만 했던 부장님 말씀이

이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으로 스멀스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뭔가 내가 모르는 부장님만의 또다른 업무가 산적해서 아마도 어서 어서 내가 일 처리 해 주기를 바라는 조바심'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올라온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부장님께 서운했던 마음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ㅡ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혼잣말로 읊조리니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ㅡ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내 머릿속에 뭔가 거슬리는 순간이 생겼다거나,

난처하고 이해가 안 되는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는

두말없이 바로, 그럴 수도 있겠지를 떠올려서,


ㅡ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이렇게 한번 조용히 말을 되뇌여보자.


ㅡ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이렇게

바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헤아려보면서

속상해말고. 화내지도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라고 조용히 읇조리며 바로 행복해지자.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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