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꾸리면서 가장 심고 싶었던 것이 바로 허브였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라다크를 여행할 때 마셨던 허브티를 잊을 수가 없어서 무언가를 심을 수 있는 땅이 생기면 허브부터 심고 그때 마셨던 허브티를 다시 마셔보고 싶었다. 꼭 땅에서 길러진 허브여야 했는데 내가 라다크에서 마셨던 허브티가 주인집 딸이 마당에서 똑똑 갓 딴 허브로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이었다.
애플민트를 가장 먼저 심었고 로즈메리 그리고 보랏빛 라벤더를 심었다. 웅크리고 앉아 허브를 똑똑 뜯어서 생 허브티를 끓여마시면 맛은 물론이거니와 몸에 특유의 기운이 감도는 기분이었다. 더위를 잘 타는 여름 내내 생각이 날 때마다 생허브티를 끓여 마셨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허브들로 스머지 스틱도 만들고 싶어졌다.
스머지 스틱은 예전에 인디언이 공기나 기운을 정화하기 위해 허브를 말려 태운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100프로 천연 방향제인 셈이다. 마음속에 내내 스머지 스틱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 날 실행을 해보기로 했다. 마당의 허브들을 툭툭 잘라서 쟁반에 담았다. 골고루 펼친 뒤에 조금씩 섞어서 준비해 둔 마끈으로 꽁꽁 묶었다. 실도 같이 태우기 때문에 마나 면소재의 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허브를 만지는 과정만으로도 치유의 느낌이 감돌았다. 향기는 말할 것도 없다. 시골살이를 하며 알게 된 것인데 허브를 비롯한 식물들에는 각각 인간에 대한 치유의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허브를 바싹 2주 동안 그늘에 말린 뒤 태워보았다. 특유의 식물향이 났다.
스머지 스틱은 깨끗하게 청소를 마치고 집에 손님이 오기 전에 거실에서 한 번씩 태운다. 상큼한 향이 공기 중에 맴돌기도 하고 쓴 향이 나기도 한다. 허브 별로 구별을 해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 허브의 각 성질과 치유의 성분을 공부해서 스머지 스틱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 스머지 스틱을 만들어서 보내주고 싶은 지인들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