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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휘 Feb 20. 2018

암실과 라이트룸

사진의 사소한 상식 -02-


사진을 본격적으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라이트룸(Lightroom)’이란 프로그램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도비(Adobe)사에서 만든 이 프로그램은 사진 파일 정리와 편집 기능을 하나로 합쳐 여러 파일을 동시에 작업할 수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6년 베타 버전이공개되고 약 1년 동안 개선을 거친 뒤 2007년 정식으로발매된다. 당시 가격은 $299였다.


전통적인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Photoshop)을 두고 라이트룸을사용하는 이유는 첫째 파일 정리가 간편하고 둘째 동시에 여러 파일에 같은 설정을 적용하기 간편하기 때문이다. 사실라이트룸은 포토샵의 RAW 파일 편집 기능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편집 기능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어도비는 네트워크 기술 발전에 맞춰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Cloud)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 이후 어도비의 프로그램 대부분은 뒤에 약자인 CC가 붙는다. 포토샵과 라이트룸 역시 어도비 포토샵 CC, 어도비 라이트룸 CC 등으로 불린다. 아울러 제품 사용도 매 월 구독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특히 포토샵과 라이트룸은 월 1만1000원정도로 저렴해 가급적이면 구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 사진을 즐길 수있는 범위가 매우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라이트룸은 왜 이러한 이름을 가지게 됐을까? ‘필름’이 발명된 이후로 사진가는 이것을 인화하기 위해 암실로 들어갔다. 카메라가받아들인 빛 외에 다른 빛이 필름에 닿지 않도록 어두운 방에서 사진을 인화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이러한작업을 하는 암실을 영어로는 ‘다크룸(Dark room)’이라불렀다. 사진의 밝기와 색깔을 사진가의 입맛에 맞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암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시간이 지나 카메라는 필름이 아닌 디지털 센서로 빛을 기록하게 됐다. 데이터로저장한 사진은 컴퓨터에 연결해 화면을 보면서 밝기와 색을 조정한다. 더 이상 어두운 방에 들어가지 않아도원하는 사진을 인화할 수 있다. 기존에 사진을 편집하는 곳이 다크룸이었으니 그 반대로 밝은 곳에서 사진을편집하는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라이트룸 만큼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듯하다. 단순한 이름이지만 암실에서힘들게 작업했던 경험이 있는 사진가에게는 그 센스가 남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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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사소한 상식>은 사진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입니다. 관련된 일러스트와 약 한 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글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기사는 디지털카메라매거진에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연재했으며 추후 브런치에서 비정기적으로 지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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