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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노경 Apr 21. 2024

객관적 우연이 존재할까?

공부의 끝(8)

<나자>는 허구적 소설이 아니었다.

작가 앙드레 브르통은 이 소설의 작중인물이자 화자이고  작가였다. 그래서 작중인물로서의 생각과 화자의 생각이 혼재되어 구별이 용이하지 않다.

훗날 내가 구상하고 있는 소설도 그러하다.

지극히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되, 중간중간 실재하는 인물에 허구성을 섞어, 그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주인공의 생각인지 작가의 생각이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

애당초 작가가 전연 경험하지 않은 스토리의 리얼한 소설 창작이 가능하기나 할까? 실제로 브르통은 <나자>를 쓰기 전, <현실성의 결핍에 대한 개론적 담론>이란 글을 통해 허구적 인물들을 만들어 이야기를 꾸며 대는 소설가들을 비판하면서 이제는 무엇보다 현실성이 담긴 진정한 삶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브르통은 <나자>라는 작품을 통해 초현실주의자들의 생활방식과 삶의 태도, 세계관과 상상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아름다움에 대해 발작적이지 않으면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발작적 아름다움이란 폭발하는 상태가 멈춰버린 것이며, 움직임이 종료된 것, 정태적이지도 동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기차나 댄서가 보여주는 정지된 폭발과도 같다. 이는 객관적 우연을 통해서 보여 진다는 것이다.

브르통과 나자의 만남도 1926년 10월4일 파리의 한 거리에서 우연히 그렇게 이루어졌다.

문득 나는 A와의 만남, B와의 만남을 회상하였다. 그들과의 만남도 객관적 우연이 존재했고, 우리는 첫 만남에서 우리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았다. 발작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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