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만리장성, 요르단의 페트라 등과 더불어 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브라질 예수상 (Christ the Redeemer)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양팔을 벌리고 온화한 얼굴빛으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은 세계 유산이며 종교적인 의미를 차치하고라도 경이로울 수밖에 없고 온 인류를 사랑으로 품으시는 자애로운 모습으로 최고의 안식을 선물하는 모습이다.
브라질 예수상 @ Google
브라질이 포르투갈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지 100주년이 되던 해 리우 시와 과나바라만을 마주 보는 코르코바도산 꼭대기에 높이 38m 크기에 양팔을 벌려 길이가 28m에 다다르는 무게 1,145톤의 규모로 만들어졌다.6년간의 시간이 걸려 1931년에 완성되었는데 예수상 아래 기단 내부에는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이 있다.브라질의 상징으로 연간 약 80만 명의 관광객들이세계에서 가장 큰 조각상인 브라질 예수상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산 정산을 오른다.
중학 영어 책에서 핀 로망
지금 아이들과 달리 필자의 학창 시절은 중학교 입학해서 알파벳과 굿모닝을 배우던 시절이었다. 매년 신학기가 되면 빳빳한 달녁 뒷면으로 교과서를 싸고 멋진 붓글씨로 과목과 이름을 적어주셨던 아버지.
처음으로 그 교과서의 껍질을 벗기고 문방구에서 팔던 비닐 커버로 책 커버를 씌웠던 유일한 책이 중학 영어책이었다. 책 표지 상단에 있던 큰 바위 얼굴이 자유의 여신상이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도 더 강렬하게 눈보단 가슴에 새겨졌었다.
그때부터였다. 저길 꼭 가보리라 생각했었다.
와이오밍의 험한 산새를 벗어나자마자 끝없이 넓은 대평원을 가로질러 서에서 동으로 꼬박 하루를 달린 후에야 저 멀리 그분들이 계신다는 산이 보인다. 달려가는 마음과는 달리 먹구름이 잔뜩 하여 걱정을 태산 같이 쌓아가며 얼추 한라산 높이와 비슷한 러시모어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보니 저 앞에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큰 바위 얼굴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너무나 오고 싶었던 큰 바위 대통령들과의 만남이라 멀리 시야에 잡히자마자 가슴이 바운스 바운스 쉴 새 없이 쿵쾅거렸다.다행히 산 정상으로 오를수록 구름의 농도가 옅어지고 비가 그쳐 역시 반겨주심을 느낀다.
Mountain Rushmore Nat'l Memorial
높이가 18m나 되는 바위에 사우스다코타의 거대한 조각상. 미연방 합중국의 나라의 기틀과 민주주의의 뿌리와 그리고 은총 받은 부흥의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게 이끌었던 그 들. 예사롭지 않은 눈빛과 근엄한 표정을 그대로 담아낸 역대 미국의 정신적 지주인 대통령 네 명이 나란히 조각되어 있다. 러시모어 국립 기념관을 들어서면 만국기와 만국기가 꽂힌 깃대마다 51개 미국 주 들의 지정 연도가 정리된 기념 석주들이 나열되어 있다.
Mountain Rushmore Nat'l Memorial과 이곳을 만든 구즌 보글렘과 그의 아들 링컨 보즐렘이 조각한 그의 흉상
천만년이 지나야 10cm가 깎인다는 단단한 화강암 바위산에 대통령 얼굴을 새기기로 한 사람은 구즌 보글럼이다. 그는 블랙힐스의 첩첩산중의 길 하나 없는 산꼭대기를 적정 위치로 정하고 밀림같이 울창한 이곳에 작업 도로를 내고 정상까지 원목으로 하나하나 계단을 만들었다. 무거운 권양기와 케이블을 높은 바위 위로 옮기기 위해 필살의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당시 인부 중에는 어렵고 힘든 공사 때문에 도중에 하차하는 이도 수없이 많았다고 하는데 참여한 모든 인부와 조각가들의 이름이 Memorial Center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조각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후 그는 400여 명의 조각가와 함께 거대한 암석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먹고 자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조각이 완성되는 건 지켜보지 못했다. 심장마비로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의 아들 링컨 보글럼이 유업을 이었고, 큰 바위 얼굴은 공사를 시작한 지 14년 만에 완성됐다.
역대 미국 4명의 대통령 @ Mountain Rushmore Nat'l Memorial
정면에서 볼 때 맨 왼쪽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다. 올해가 탄생 288주년을 맞이하는 워싱턴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의 초석을 다졌다. 미 독립군의 장군이었던 그는 맏형답게 조각상 규모도 가장 크다. 미국 국민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그는 강력한 통수권을 휘두르는 군주와 같은 대통령이 아닌 “언론의 자유를 빼앗기면 우리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처럼 말 못 하고 침묵하게 된다”는 말처럼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기본 토대는 언론의 자유라는 사실을 확고히 했었다.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이제 나는 죽는다.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유언을 남겼을 만큼 미련 없이 깨끗하게 이 세상을 하직했고 후대에 아직도 존경받는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다운 모습이니 그 삶도 멋지고 그의 모습을 담은 조각상에서도 멋짐이 돋는다.
죄측부터 1대 죠지 워싱턴, 3대 토머스 제퍼슨,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16대 에이브러험 링컨
왼쪽에서 두 번째는 올해 탄생 277주년 되는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다. 미국 독립의 핵심 멤버로 3대 대통령이 된 것이 의아할 만큼 미 역사의 중요한 인물 중의 하나이다. 독립선언문을 작성했고 루이지애나 지역을 사들여 미국의 영토를 넓히는데 일조했던 그는 뛰어난 건축 감각으로 버지니아 주의회도 직접 디자인했다. “나는 오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네.”라는 말로 대통령직을 마치는 마지막 날 아침 기자들에게 전한 거처럼 그는 매우 겸손하고 소박한 대통령이었다.
러시모어 메모리얼 파크의 입구와 광장. 어느 곳에서도 대통령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맨 오른쪽은 우리 국민에게 누구보다 잘 알려진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노예를 해방하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남부군과 해방해야 한다는 북부군 사이의 갈등을 전쟁마저도 불사한 링컨의 공으로 미국의 분단을 막고 노예를 해방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링컨은 여전히 미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힌다. 그는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결코 지구에서 멸망하지 않을 겁니다”는 멋진 마지막 말을 남겼다.
공연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행사도 할 수 있다.
그 중간은 미국 26대 대통령으로 올해 탄생 162주년이 되는 테오도어 루스벨트다.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가끔 헷갈리는 인물이다. 테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작가, 군인, 탐험가, 정치가, 자연보호주의자라는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다재다능한 대통령이었다. 파나마 운하를 구축하면서 20세기 초 미국 경제를 빠르게 부흥시켰던 장본인이다.기념관에서 함께 구경하던 백인 어르신들 무리에게 여쭤봤었다. 저 4명의 대통령이 왜 선정되었는지 미국인들도 역사교육은 제대로 인가보다 앞에서 전한 3명의 대통령 외 루스벨트에 대한 존경심도 대단했다.
자연을 사랑한 그는 그랜드 캐니언을 국립공원으로 선포하기도 하고 100년 전에 모든 국립공원 안은 물론 외곽 어디에도 레스토랑이나 위락시설 등을 모두 금하는 엄격한 국립공원 관리법을 개정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즐긴 만큼 후손들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이렇듯 훌륭한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대통령의 날(President day)이 있다.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이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생일이 2월 22일, 링컨 대통령 생일이 2월 12일이어서 그 중간인 2월 셋째 주로 정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대통령을 소중히 여기고 저런 소중한 리더가 나오길 희망하여 간절히기도해본다.
흥분 충만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다음의 일정을 위해 떠나는 길... 근엄한 워싱턴 대통령의 모습이 온화한 미소로 느껴진다. 훗날 아이와 함께 꼭 다시 한번 오리라 생각하며 인생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누적된 피로가 사라지는 기쁨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