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전히 널.
생각없이 현상 맡긴 오래전 필름 속에서 덜컥, 예고도 없이 얼굴을 마주했다.
그안에 담긴 건 2019년 여름의 건강하던 너.
바쁘게 걷던 다리가 나도 모르게 우뚝 걸음을 멈췄다.
시큰해져 오는 코끝에, 금세 차오른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잠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든 기대어 울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닿는 게 없었다.
내가 찾는 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 사실이 못내 서러워 나는 한참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