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론조사는 체온계 같다는 말을 합니다. 몸 컨디션에 따라 체온이 변하듯이 여론도 조사 당시 상황에 따라 변화가 생깁니다.
예컨대 김건희의 녹취록 공개 여부에 따라 조사 결과도 차이가 나겠죠. 특히 최근에 격차를 벌려가던 이재명이 윤석열에게 뒤지는 조사 결과가 하나 나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사 시점이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던 사람이 죽었고 여기에 이 후보가 관여된 것처럼 야당과 언론이 부풀리던 시점이죠. 사실 그 자는 이재명을 모함하다가 공범의 진술로 검찰 수사를 앞둔 자인데도 말입니다. 사인도 심장마비입니다. 그러니 이런 사안은 장기간 영향을 미치기 힘들고 그때만 빤짝하는 거죠..
질문지 순서도 답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얼마 전 까지도 후보 지지율과 함께 제시되던 조사 항목은 정권교체입니다. 정권 교체를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찬성했던 응답자가 다음 순서에 나오는 “누구를 지지하느냐?” 하는 질문을 받으면 당연히 야당 후보인 윤석열을 답할 가능성이 높겠죠.
실제로 윤석열 지지 이유는 70% 정도가 정권 교체입니다. 이재명은 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언급한 응답이 제일 많고요. 나는 오랫동안 마케팅과 여론 조사를 해왔지만 (이유를 묻는 질문이 선택지 없이 자유롭게 답하는) 오픈 질문에서 단일 내용이 70% 이상 나오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만 더 들면 질문 문구 즉 워딩입니다. 우리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습니까? 취지는 같아도 워딩을 조금만 바꾸어도 결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론조사 기관은 질문지를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데 보도하는 언론이 대부분 생략을 해서 우리가 그 실체를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해서 언론이 어떤 항목에 초점을 두느냐 에 따라 받아 드리는 민심이 달라집니다. 가령, 내일 투표장에 가신다면 누구를 찍겠습니까?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 같습니까?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가장 많이 갖춘 후보는 누구입니까? 대통령직 수행을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는 누구입니까? 어떤 후보를 가장 좋아합니까? 등 묻는 내용도 다르고 응답률도 차이 나는데 언론은 그냥 퉁쳐서 “후보별 지지율”같은 요약(?)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언론이 이런 차이점들을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데 지들 입맛대로 보도하는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어 무척 우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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