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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OS Feb 15. 2017

충분히 알고 있다고, 알고 왔다고 생각했다.

시차적응을 하는 나만의 방법은, 비행기 안에서 내내 자는 것이다. 혹은 내내 깨어있거나.

기내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계속 자고 자고, 잔다.

한국과 인도는 3시간 30분 차이다.

아 정말 애매한 시차. 난 이런 시차가 힘들더라ㅜㅜ


여기에 얼른 적응하지 못하면 아마 나는

밤 9시부터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 것이다.

화장실에 갈 겨를도 없이 비행기에서는 내내 잠만 잤다. 숙면을 위해 그 유명한 싱가폴 슬링도 한 잔 부탁해 마셨다.     



그리고 트리반드룸 공항 화장실, 화장실에서 문화충격이 시작되었다. 휴지가 없다! 우리의 예전 앉아서 용변을 보는 변기에 바가지와 바께스만 놓여있다! 저건 만져도 되는 걸까? 깨끗한 걸까?

아니 그나저나 생리대를 버릴 휴지통도 없다니!


휴지통이 없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그러면 쓰레기 봉지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건가? 혹시 종이봉투 몇 장은 가져왔는데 비닐봉지가 필요할 줄은 몰랐지. 아니, 나는 그래도 화장실에 쓰레기통 정도는 있는 줄 알았지....내가 보아 온 인도여행기에 화장실 변기 이야기는 없었지않나 말이다ㅜㅜ


(첨언 : 인도북부로 갈수록 양변기와 휴지가 구비되어 있다고 한다. 남부는 좀 더 전통식 변기가 많고.  내가 여행한 케랄라는 최남단지역이었고 한국인 여행자가 많지 않아 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기차 안 화장실. 발 받침대 아래의 저 구멍이 의미심장하다..★
에르나꿀람의 Lulu 백화점 안에 있던 화장실. 화장실에서는 지린내가 많이 난다. 어떤 방향으로 앉아야 하는걸까?





남인도는 인도여행 카페에서 익히 들었던

무시, 사기, 불친절, 성희롱 등과 거리가 멀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하고 참을성있게 기다려주었다.외국에서 온 여행자를 어떻게든 배려해주려고 했다.

트리반드룸에서 G의 사촌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그동안 묵을 숙소 주소를 내가 모르자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 직접 확인해주기까지.



공항에서 G와 만나 고모댁으로 가서 하룻밤을 잔다. 인도도 신발을 벗고 지내는 문화다. 다만 방 바닥이 몹시 더럽지만. 이런 거 보면 정말 인도도 한국과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크리스마스와 뉴 이어 시즌이었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 케이크를 구워 이웃과 나누어먹는다고.


고모도 케이크를 구우셨는데, 기-케이크라고 한다.

기-는 버터라는 의미. 한 조각 먹어보았는데,

우와 맛의 신세계! 정말 맛있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 결혼식을 갈 차례.     



나는 한국에서 감히 입어보지 못했던 클럽스타일 원피스를 꺼낸다. 결혼식은 모두가 가장 아름답게 입는다며 한국인 기준으로 정말 매우 화려한 옷을 가져오라는 G의 신신당부가 있었기 때문인데....


결혼식에서 입으려고 가져온 반짝반짝 재질의 원피스와 블링블링 목걸이.

그러나 이 물 건너 온 원피스는 입어보지도 못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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