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이나 끄적거려보자.
그 어떤 자기검열도 없이, 완벽을 추구하지도 말고 써보자.
요즘 나는 불안을 자주 느낀다. 원래도 늘 불안을 가까이하며 살았다가 또 한동안은 괜찮다가 요새 다시 불안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그래도 지금의 불안은 좀 낫다. 예전에는 다음날 출근하기도 두려웠고 숨을 쉬기도 힘들 때가 많았다. 지금은 뭐랄까, 불안보다는 만족하지 않음의 감정에 가깝다. 사실 지난 몇 년간 나답지 않게 만족스런 삶을 살았다. 풍족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하는 일이 나와 잘 맞아서 마음이 편했다. 그런데 삶의 내용이 아주 조금 바뀌자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고 곧 불안해졌다.
그래서 나는 쓰기 시작한다. 불안할 때, 정말 많이 불안할 때 나를 지켜줬던 것이 글쓰기였다. 정말 엄밀하게 말하자면 글쓰기는 나의 불안을 단 한 톨도 덜어주지 못했다. 글쓰기는 내가 나의 삶에서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을 주는 극히 작은 요소일 뿐이었다. 그러나 아주 작은 만족감이라도 없었다면 내 삶은 더 끔찍했을 것이다.
그러니 쓰자.
나의 감정을 기록해보자. 남의 감정 말고 나의 감정을 살펴보자.
무엇이든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