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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Jul 07. 2024

나와 짝꿍은 생일이 하루 차이입니다.

[나의 이야기]

짝꿍과 나는 생일이 하루 차이다.


나는 11월 9일.


짝꿍은 11월 10일.



주변 사람들에게 생일이 하루 차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너무 신기해요. “


”이 정도면 천생연분 아닌가요. “


”특별하게 1박 2일을 보낼 수 있겠네요? “



나도 처음엔 너무 신기했고,


천생연분인가 생각했고,


생일을 특별하게 보낼 것 같았다.


생일을 겪기 전까지는 말이다.



타이슨이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첫 번째 생일날 한 달 전이었다.



“오빠, 우리 첫 번째 생일인데 파티하면 어때?”



‘응? 파티를 하자고?‘


등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뭔가를 기대하는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보고 말았다.


뭐든지 처음이 중요하다.


첫 생일부터 밉보이면 앞으로가 고달 펴진다.


그래서 최대한 차분하게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느낌의 말투로 말했다.



“너무 좋지. 파티하자!”



이성적으로 나온 말이 아니다.


생존본능이 나를 구하기 위해 도와준 말이다.


그날부터 파티를 준비했다.



분위기가 조금 고급스러우며 괜찮은 호텔,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호텔 뷔페를 예약했다.


호텔 방을 파티 느낌 나게 꾸밀 수 있는 도구들을 구매했다.



그리고 짝꿍의 생일 전날,


오후 반차를 쓰고 미리 호텔로 가서 풍선을 불고,


초모양 전등을 설치하고,


해피버스데이 배너를 붙었다.



그렇다.


그 노동을 한 날이 내 생일이다.


남들은 생일에 아무것도 안 하고 축하를 받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다음 날이 짝꿍 생일이니까.



퇴근한 짝꿍을 만나서 맛있는 밥을 먹고,


특별한 커플 사진을 찍고,


호텔에서 우리만의 파티를 즐겼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다만, 내 생일의 희생이 필요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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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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