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2010년에 시작한 메신저 서비스다. 당시 무료로 쓰는 문자라는 컨셉으로 대중화되었으나 실상은 1대 1 대화보다는 단체방이 핵심인 서비스. 이전의 문자 대화는 1대 1이 전부였던 반면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단체방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자리 잡게 만들었다.
단체방의 다대다 대화는 직장,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주류로 자리 잡으며 이 전까지의 주류였던 1대 1 대화는 갠톡으로 분류되어 '나 00과 갠톡 하는 사이'라는 것이 깊은 친밀함의 기준이 되었다. 1대 1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카톡의 등장으로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동일 집단 내에서 '아는 사람' 정도의 관계만 가지던 사람들은 단체방으로 인해 연락의 빈도가 잦아지며 카톡 이전이면 없었을 친밀감이 생기게 되었다.
일례로 단체방에서 서로 대화를 이어가던 둘이 갠톡은 한 번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개별 인간 단위의 친밀함보다는 단체 소속으로서의 친밀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91%가 쓰는 카톡 서비스의 일시 중단은 단체방의 일시 중단을 의미했다. 그로 인해 조용해진 알람과 아무 숫자도 떠있지 않은 카톡 아이콘을 지나치며 나는 문자 앱을 누른다. 해가 따뜻한 일요일 아침,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