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건강검진을 받았다. 근로자들의 건강을 사업주가 챙겨야 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가 보다. 은퇴하기 전에는 매년 가을이 되면 종합건강검진을 학교가 지정하는 건강검진센터에서 받았다. 이제는 은퇴했으니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든지, 내 돈 내고 더 정밀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어르신은 대체 몇 살까지 이런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까?
이시형 박사님의 유튜브 강연에서 보았다. 몇 살쯤 되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의미 없을까? 70대 후반이라고…. 한국 남자의 수명이 평균 83세 정도니 수명을 5년 정도 남기면 곧 고장 날 테니 의미 없다는 것이다. 이미 암이나 치매가 시작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암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이 능사가 아니다. 암세포만 들어낼 수 없다. 주변 조직도 많이 들어내야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회복이 안될 수 있다. 재생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으니…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는 면역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렇잖아도 나이 들어 면역력이 떨어졌는데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가 그나마 있던 면역력을 떨어뜨려 치료 후 걷기조차 힘들어 누워 숨만 쉬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쩌란 말이냐?
맘 편하게 먹고 정리하란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치매를 치료하는 약이 있다고 들어보지 못했다. 치매는 노화로 인하여 발병하는데 노화를 치료할 수는 없다.
연말을 맞아 관성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수면 위내시경검사(양압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코에 산소를 흘려준다)를 비롯하여 예전과 다를 것이 특별히 없었는데, 심전도를 측정하더니 더 측정할 것이 있다며 잠깐 기다리란다. 그러더니 한 발로 서서 20초를 유지할 수 있나 확인하겠단다. 그러더니 핸드폰으로 타이머를 누른다. 두 팔 벌리고 한 발로 서 있는 것 정말 오랜만이다. 언제 해봤는지 기억에 없다. 위태스럽게 흔들리면서도 20초 유지에 성공했다. 건강검진에서 이런 측정 처음이라 했더니, 65세 이상 어르신만 하는 것이란다.
그러더니 다시 의자에 앉으란다. 5미터 앞에 표시된 표지를 짚고 와서 다시 앉으란다. 시간을 측정하겠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천천히 걷는 것이 아니고 빠른 걸음으로 짚고 와야 한다고. 난 속으로 뛸 수도 있는데… 그 옛날 체력장 시험에서 왕복 달리기 하던 기억이 났다. 25미터 떨어진 구간을 왕복 달리기 하던 시절이. 중학교 3학년이었겠지. 연합고사란 것을 보던 시절에.
결국 어르신의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2가지 검사를 통한 일종의 어르신 체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