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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Sep 08. 2023

몽 셀 미셀의 아름다운 추억

언덕 위의 성인 몽 셀 미셀(Mont-St Michel)!

수도원 사진을 컴퓨터 배경 화면에 깔았다. 그리고 수도원을 실물로 보게 되길 간절히 기다렸다.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수도원의 모습에 반해 순간 구도자의 마음으로 따라가고 싶어서  아트르타에서 두 시간 반을 달려왔다. 차는 수도원 가까이 주차장까지만 갈 수 있다. 남은 거리는 무료버스 또는 걸어가야 한다. 약 5km 거리를 버스를 타느냐 걸어가느냐를 선택하는 데는 긴 줄을 보자마자 결정이 쉬워졌다. 같은 생각으로 출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났다.

가는 길은 장대비에 바람까지 불어오니 우산이 뒤집히기 직전이고 몸이 휘청거렸다. 걷기의  추억 만들기는  바지와 신발이 다 젖어서 엉망이 되어 갔다. 차림새는 며칠 동안 낮과 밤을 걸어온 순례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돌아갈까 망설이는 순간에도 지나치는 사람들 중 몇몇은 날씨에 의치 않고 진정한 구도자처럼 우산도 없이 걸어간다. 그나마 우산을 쓰고 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우리도 맘을 고쳐먹고 구도자 흉내라도 보려고 용기를 내었다. 

순환버스는 수시로 지나쳐갔다. 버스 탄 사람들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지만 정류장이 없다. 잊지 못할 추억은 순간의 선택의 결과이니 끝까지 지조 있게 걸었다.

드디어  수도원입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안개에 휩싸인 수도원은 비에 젖어 찾아온 가짜 구도자를 반긴다. 입구는 언제 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했을까 의아할 정도로 인산인해다.  발가락들이 젖은 운동화 속에서 꼬물거리며 벗어 달란다. 신발도 말릴 겸 레스토랑을 찾으니 오믈렛 집이 보인다. 오믈렛 맛집인 라 메르 폴라르(LA MERE POULARD). 1888년에 식재료가 귀한 수도원에서 폴라르 부인이 순례자들에게 오믈렛을 만들어 제공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는데 유명세로 인해 가격이 비싸다. 오믈렛만 45유로다. 화덕이 아닌 장잣불에 팬을 달군  달걀 반죽을 부어 여열로 익힌다. 오믈렛 한 스푼을 입안에 넣으니 씹기도 전에 부드럽게 르르 넘어간다. 비싸도 줄 서서 는 집 맞다.

몽셀미셀도 식후경이라.  배가 부르고 신발도 말라가고 수도원을 오르기 위해 골목으로 들어서니 의 주님은 어느새 하늘을 따뜻한 태양으로 바꿔 놓으셨다.

수도원은 섬안에 성처럼 있어서 작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섬 자체의 면적이 작아 구불구불 언덕을 올라가는 길이 이어지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가야 다. 골목길 양쪽의 소품 가게와 카페들이 예쁘다. 충동적 구매 의욕을 자제하고 구도자의 자세를 유지하며 한 층 한 층 올라갔다. 건축기술에 '오 마이 갓'이다. 갯벌에 둘러싸인 이곳 섬까지 무거운 돌을 어떻게 가져왔으며 높은 곳까지 어떻게 끌어올렸는지 신의 위대함과 인간의 기술까지 감탄에 경애감이 든다.

몽셀미셀 수도원 성 내부는 창문이 있지만 조금 어둑하다. 창문 사이로 찬란한 빛이 돌벽을 비추니 장엄하다. 

수도원 꼭대기에는 무게 820kg에 달하는 금장을 한 천사가 계시록의 용을 용맹하게 무찌르고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수도원의 성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갯벌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마도 갯벌체험을 하는 듯하다. 수도원으로 들어오는 길이 생기면서 바다가 썩고  해양생물들에게 위협이 되었다. 이들도 생명인데. 인간과 공존하기 위해 정부의 노력은 이곳에 다리를 놓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몽 셀 미셀이 현재의 모습으로 오래오래 보존되기 위해 더 좋은 정책이 반영되길. 이제 오던 길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곳곳마다  뛰어난 건축기술에 더 많이 놀랍고 감탄한다. 돌덩이를 도르래를 이용하여 끌어올린 현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당시의 건축기술에 감탄하고 신의 능력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가능성에 감탄한다. 구도자는 수행하는 행동이 따라가야 하는 것을 배운다. 믿음은 보이는 것들의 실상이 되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수도원을 오르고 내렸더니 온몸이 파김치다. 무조건 무료버스를 타자.

아름다운 몽 셀 미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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