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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의 토토로 Aug 22. 2022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귀찮지만행복해볼까 #권남희 #상상출판


제목을 보니 나름 귀차니스트라고 주장하는 내 이야기인가 싶었다. 귀차니스트의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살짝 짐작 되는 바는 있었는데 ‘뒹굴거리지만 말고 밖으로 나가보자’던가 ‘작은 것 부터 목표를 세우고 해 내서 작은 성취를 시작해 보자’ 같은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번역을 해 온 작가가 번역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감정들을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일본 작가의 책을 번역하는 직업상 무라카미 하루키나 오가와 이토와 같은 작가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작가가 번역한 책이 몇 권 집에 있어서 다음에는 그 책을 볼까 하는 생각. 이렇게 책이 연결되어서 다음에 읽을 책을 고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옆에 앉아서 말하듯이 읽히는 문장이 재미있다. 그리고 뻔하지 않은 반전같은 문장들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번역가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에세이라고 할까? 제목이 귀찮지만 행복해볼까 인데 제목과 내용을 연결지을 수 있는 특별한 에피소드는 언제 나오는 걸까 생각하며 읽어나갔는데, 가장 끝에 나온다. 요즘 책 제목으로 유행하는 형식을 따랐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친구의 짐을 나눠 들 수야 있지만, 짐을 떠맡긴 채 연락 없는 친구를 계속 친구라고 생각할 만한 아량까지는 없었다. - 하루키의 고민 상담소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 스토리는 이제 일일극이나 주말극 엔딩에서만 볼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의 가족은 와해를 향해 가는 공동체 같다. 그러니 다른 집은 다 화목한데 우리 집만 콩가루야, 하고 비관하지 마세요. 어느 집이나 문 열고 들어가 보면 곪은 곳은 다 있기 마련입니다. - 카모메 식당의 그녀


인맥의 수나 팔로어 수가 그 사람의 완성도는 아니니, 이 숫자의 많고 적음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 제일 구려 보이는 사람은 인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인맥이 넓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이다. - 인맥인가 팔로맥인가


동물이나 인간이나 자기 가치관과 다르게 산다 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교만이다. 그래서 나는 나무늘보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싶다. 나무늘보는 지금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라고. - 나무늘보가 느린 이유


서로 잘 지내라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 추억 속의 사람들은 잠시 소환했다가 제자리에 돌려 놓는 게 좋다. 긴 공백은 무엇으로도 메우지 못한다. 안부는 바람을 통해 듣도록 하자. - 남희씨는 행복해요?


내 일상은 늘 그렇지만 바쁘면서도 무료하다. 메일 한 통, 카톡 한 줄 오지 않는 날도 있다.

(중략)

“다른 사람들한테는 너도 행복해 보여. 원래 남들은 행복해 보이는 거야.” 그러나 알고 보면 남들도 행복하지 않다. 인생이 조증도 아니고 어떻게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서로 행복한 사가가 다를 뿐이다. 자기가 행복할 땐 남을 보지 않아서 서로 엇갈릴 뿐이다.  - 에필로그,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목차

각 장에 10여 편의 글이 실려있다.


프롤로그 - 사실은 사실이다

1장 하루키의 고민 상담소

2장 잡담입니다

3장 남희씨는 행복해요?

4장 자식의 마음은 번역이 안 돼요

5장 신문에 내가 나왔어

6장 가끔은 세상을 즐깁니다

에필로그 -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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