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포르투를 꿈꾸며..
#어차피일할거라면 #Proto #포르투 #하경화 #이혜민 #디에디트 #포북
한 때(그리고 지금도)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하면서, 해외 어딘가에서 지낼 수 있는 환경. 노트북과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이 있다면 내가 있는 카페나 공유 오피스가 일터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물론 그런 근무 형태에 맞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사도 리모트 워크가 가능한 곳이어야만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전제가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나중에라도 글로벌하게 여러 곳에 흩어져서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업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막연한 꿈만은 아닐테고, 앞으로도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가능한 환경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고 코로나가 막 시작되면서 어수선하던 무렵, 강렬한 주황색 표지와 ‘Porto’라는 까만 글자가 눈에 확 띄던 책 표지가 있었다. 온라인 채널과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미디어인 ‘디에디트’(the-edit.co.kr)의 두 에디터가 2018년 5월 한 달 동안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생활하면서 일하고 지내온 기록을 책으로 낸 것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과 글들을 읽으면서 포르투에 가고싶다는 생각은 커져만 갔고, 언젠가 한 번 꼭 가서 지내보리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유럽에서 한달살이를 하는 몇 개의 채널을 보기 시작했고, 막연함보다 조금더 가까이 유럽을 눈으로 귀로 익혀가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은 그대로 가져간 채로 시간이 다른 곳에 있으면 평소보다 더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 있다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유럽에서의 한달살이를 말한다면 이 책을 사서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재택근무를 하며 깨달은 것은, 내가 있는 어디든 여행자나 방문객의 입장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환경을 그렇게 만들면 그 자리가 곧 디지털 노마드의 현장이라는 것이다.
가보고 싶은 곳에 있을 법한 피규어 하나를 올려두고, 음악을 맞춰서 들으며 일을 하면 마치 다른 곳에 와 있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문을 열고 나가면 그냥 익숙한 동네이지만, 작은 차이나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또 다른 낯설음과 여행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버스를 한 두 정거장 일찍 내려서 걷거나 평소와 다른 골목길로 돌아오거나 지나가면서 보기만한 매장을 들어가보는 것 부터 시작을 했다.
그리고 앱으로 지도를 펼쳐놓고 동네를 둘러보다 보면, 내 동선과는 조금 다른 곳이지만 찾아가볼만한 곳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내년에 동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포르투를 넣어보았지만 무리한 일정이라는 것을 알고 빼고 말았다. 다음에 서유럽만의 일정을 잡아서 꼭 가볼 생각이다. 우리는 언제나 여행을 꿈꾸고, 그 꿈을 되돌아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니까.
목차
Prologue 아마 긴 여행이 될 거야
Arrived 생각이나 했어? 우리가 여길 다시 오게 도다니!
Live & Stay 우리는 여행자일까? 생활자일까?
Good-bye, Porto 잘 있어, 사랑하게 되고야 만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