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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시작하는 첫 눈

작년에는 14cm, 올해는 5cm?

by 이웃의 토토로

올해도 첫 눈이 폭설이다. 작년보다는 덜 내렸지만 비나 눈이 오기 시작하면 더 많은 양이 쏟아진다. 기후변화의 폭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라고 배웠는데 이제는 아열대기후로 바뀌었다.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공항을 나와서 야자나무가 곧게 뻗어 있는 걸 보고 신기했었는데 이제 곧 열대기후로 바뀌면 가로수로 심은 야자나무에서 코코넛을 따게 되려나싶다.


따뜻한 바닷가에 살아서 어린 시절에 눈을 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고 눈을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해 본 것이 한 번 뿐이었다. 겨울방학때 평택 할아버지집과 서울 고모네, 그보다 더 북쪽인 연천군에 있는 외갓집에 놀러가야 눈답게 쌓여있는 걸 마음껏 만져보고 걸어볼 수 있었다. 평택에서는 추수를 끝내고 밑둥만 남은 논밭에 쌓인 눈을 보는 재미가 있었고, 서울에서는 아파트에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한탄강 바로 옆에 있는 외갓집에서는 군인들이 강위의 눈을 치우고 만들어 놓은 동그랗게 넓은 천연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면서 놀았다.


눈이 내리면 출근길을 걱정하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눈을 보는 건 여전히 좋다. (하지만 내일 아침 출근길은 걱정이 된다..) 글을 쓰는 늦은 시간 창 밖으로는 쌓인 눈을 치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출근할때 아파트 앞길은 말끔하겠구나. 눈을 보는 제일 좋은 위치는 따뜻한 카페에 앉아서 커피와 조각 케잌을 앞에 두고 창 밖을 보는 것인데 주말까지 쌓여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겨우내 눈 내리는 주말을 한 두 번은 맞이할 수 있을텐데 그 날이 기대된다.


보통 눈이 내리는 날은 포근(?)한데 지금 외풍이 어마어마하다. 내일은 바람이 좀 덜 부는 날이 될지 모르겠지만, 창문 밑에 있는 모니터 앞에서 타이핑을 하는데 발에는 선풍기 1단 수준의 미풍같은 찬바람이 불어온다. 오늘 처음으로 장갑도 끼고 다녔는데 내일까지 추위가 머물다 갈테니 한겨울용 패딩을 준비해놓고 잘 준비를 해야겠다.


그런데 그 전에.. 치킨이 오고있다!


20251204. 1,016자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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