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고 미끄러지고 난리다..
어제 저녁부터 쌓인 눈이 빙판을 만들고 있을 것 같은데 조금 늦게 출발하면 차가 많을 것 같았다. 출근을 준비하면서 지하철을 탈까 차를 가져갈까 5분 정도 고민을 했다.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이 지하철로 몰릴 것 같아서 차를 타고 가기로 하고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7시 15분에 아파트를 나섰다.
밤새 영하의 기온이었고 출발할 때도 영하 4도였기에 도로는 빙판이었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이었다는데 스케이트장 같이 반들반들한 구간이 여러 곳이다. 차가 많이 지나가지 않은 1차선은 직진과 좌회전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가운데 차선을 중심으로 차들이 천천히 간격을 적당히 넓힌채로 서행을 했다. 이 와중에도 깜빡이를 급하게 넣고 끼어드는 차들이 많아서 놀라게 했다. 브레이크를 꽉 밟으면 차가 밀릴 것 같아서 더 조심스러웠다.
회사 약간의 언덕과 경사를 느낄 수 있는 비탈길은 무리가 없었지만 그늘과 차선을 신경쓰면서 운전하느라 많이 느린 속도로 운전을 했다. 회사를 거의 다 와서 제일 앞자리에서 사거리 신호 대기를 하다가 좌회전을 했는데 차가 두 차선 정도 오른쪽으로 미끄러졌다. 빌딩의 그늘에 가려서 아직 눈의 흔적이 쌓여있는 곳이라 좌회전과 미끄러짐이 동시에 일어났다. 비틀거리며 90도를 돌아 직진을 하려니 바퀴를 잡아주는 ABS와 TCS가 작동했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없는 자리 같은 계기판에서 깜빡거린다. 오른쪽에 같이 좌회전 하는 차가 있었다면 어깨로 밀면서 지나갔을 것 같았다. 출근길에 작은 사고라도 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평소 40~50분 정도 걸리는 출근 시간을 감안해서 일찍 나오기도 했지만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자리에 앉기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빠른 출근 시간을 잡았음에도 두 배 정도의 출근 시간이 걸린 셈이다.
작년에도 첫 눈은 폭설이었고 출퇴근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서울 북쪽과 경기 남부에 짧은 시간에 집중적인 눈이 내려서 퇴근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옆팀의 직원도 저녁 8시에 안양으로 버스를 타고 퇴근을 시작했지만 막혀서 차가 안가고, 결국은 내려서 다시 다른 버스를 타는 등 고생을 한 끝에 집에 1시 반에 들어갔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저녁 퇴근길은 너무 힘들었다고들 이야기했다.
폭설이 내릴때는 지하철이 제일 안전하고 정확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에 줄을 서서 몇 대는 보내야 하고, 겨우 타더라도 꽉 끼어서 타는 고생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다음 번에 눈이 많이 온다면 지하철 타는 것을 고민해 봐야겠다.
20251205. 1,246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