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여에서 고유성으로

이마지너리의 귀환—환영의 적극적 가능성 1

by 정웅

지금까지 AI 이미지의 결여에 대해 말했다. 흔적의 부재, 증언의 불가능성, 아우라의 소멸. 그러나 결여를 결여로만 보는 것은 부족한 사유이다. 사진이 회화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었듯이, AI 이미지도 사진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AI 이미지의 고유한 영역은 '현실 너머'에 있다. 꿈, 환각, 무의식, 신비적 비전—이것들은 현실에 기반하지 않으면서도 강렬하게 경험되는 것들이다. 아날로그나 디지털 이미지는 이것들을 표현하는 데 항상 부족함이 있었다—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매체로 비현실을 담아야 했으므로. 초현실주의 회화, 실험 영화, 비디오 아트 등이 이 한계와 씨름해왔지만, 언제나 현실의 재료로 비현실을 구성해야 한다는 근본적 제약이 있었다.


AI 이미지는 애초에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그것은 비현실의 영역을 표현하는 데 있어 존재론적 모순 없이 작동한다. 꿈을 담기에 꿈의 문법으로 작동하는 매체—이것이 AI 이미지의 적극적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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