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세상을 산다는 것
나는 지금 불친절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지나가며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묻던
호주에서의 일상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모든 사람들이 무표정이다
이곳은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 경계한다
단지 나를 반가운 웃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은 종업원 밖에 없다
이해관계가 아니면 절대 웃으며 살갑지 않다
그게 어떤 규율로라도 정해놓은 것처럼
하루 종일 거절을 맛보고 집에 오면 이유 없이 화가 나 있는 사람에게
이유 없이 혼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도 불친절하다
내게 친절한 건 우리 집 달콩이 밖에 없는데
이놈도 간식을 안 주면 별로 안 친절하다
그냥 조용히 아무 말 없이 흔들리는 저 바람과 나무만이
내게 유일하게 친절한 그 무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