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나에게 주는 의미와 느낌
나에게 12월은 유년시절에는 가장 기다려지는 달이었다.
16평 남짓에 작은 집 거실에는 항상 쪼그만 크리스마스트리와 치렁치렁 매달아 놓은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꼬마전구들이 밤을 밝히고 있었다.
멍 때리기를 좋아하던 유년시절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그 불빛들을 보고 있고는 했다.
왠지 모르게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유년 시절 크리스마스에 성당을 가면 문 앞에 가장 먼저 반겨주시는 분은 성모 마리아 님이었다.
성모 마리아 앞에서 성호를 긋고 주위를 둘러보면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각종 조각 들이
그 주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서 교회나 성당들이 각종 장식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걸 보면서 유년시절
성모 마리아 님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어떤 특별한 느낌을 못 받았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성모 마리아 님을 볼 때마다
희미하게 띄고 계시는 웃음을 보면
왠지 모르게 위로받는 느낌을 받고는 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헤르만 헤세인데,
헤르만 헤세의 저서 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라는 책을 보면 골드문트가
젊은 시절 사랑하는 여자들을 만나고 각종 사건사고들을 겪다가
조각가인 스승을 만나 성모 마리아 상을 조각하게 된다.
여기서 골드문트는 성모 마리아로부터 그리워하는
어머니와 사랑했던 여인을 형상화해 조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보고 골드문트의 마음이
간접적으로 이해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이런 감정들이 무뎌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12월이 되면 내가 기다렸던 생일파티, 동생의 생일파티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도 동생이 함께 듣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생각이 나고 그립다.
1년 가까이 성당에서 미사를 못 드렸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전에는 꼭
성모 마리아를 다시 뵈러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