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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첫 돈 공부

[아빠의 서재] 월급 노예 18년 만에 찾은 경제적 자유 달성법

우연치 않게 박성현이 쓴 『아빠의 첫 돈 공부』라는 책의 제목을 보게 되었다. 집을 사고 입주가 끝나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을 즈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보게 된 책의 제목은 나를 강력하게 끌어들였다. 왜 그랬을까? 책의 제목만 보았을 뿐인데 왜 나는 『아빠의 첫 돈 공부』에 매료되었을까?


그때 나는 '소유'라는 관념에 눈을 뜨고 있었다. 단칸방에서 힘겹게 갓난아기를 키우다가 여러 개의 방이 있는 내 집으로 이사를 했다. 내 아이가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내 집 마련이 결실을 맺었고, 그 결실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내 안에서는 무언가를 가져야만 얻게 되는 것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는데 …,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 그래서 지극히 보통스러운 현재를 이루었는데 …, 나는 현재의 충만감이 감동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거실 한편에 만들어준 울타리 안에서 딸아이가 마음껏 기고, 서려고 애쓰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쁜데 … 그리고 그 행복한 마음을 마음껏 끌어안을 수 있어서 미칠 듯이 좋은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의 한쪽에서는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자라고 있었다.

나는 딸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내가 자식을 잘 가르쳐서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돈이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 그것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환경, 나는 그것을 딸의 삶에 제대로 선물하고 싶었다. 딸아이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부를 이어갈 수 있는 눈을 뜨게 하는 것은 다음의 문제였다. 우선 내가 이루어서 딸에게 선사할 환경, 나는 그것이 하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아빠의 첫 돈 공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되니 눈에 들어왔다. '아빠', '돈', '공부'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니깐 마치 우연인 양, 책은 내 손 앞에 있었다.




프롤로그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을 통해서는 ‘돈’에 대해 배울 수 없다. 그래서 마침 자유를 얻어 시간이 많아진 내가 직접 아이들의 선생이 되기로 했다. 나는 돈에 관한 조기교육을 시작했다. 이제 열 살 무렵이 된 아이들은 숨바꼭질 대신 은행놀이를 하고, 장난감보다 현금을 좋아하며, 저축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설거지를 하겠다며 티격태격한다. 우리 아이들은 적어도 나보다는 노예생활을 덜 하게 될 것이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지금껏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무지한 채 열심히만 살았던 것’이다. 이를 깨닫는다면, 그 어떤 힐링 에세이를 통해 얻은 위안보다 더 가치 있는 희망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흙수저 출신인 내가 부자를 꿈꾼다는 것은 말 그대로 꿈에 지나지 않았다.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는 것이 곧 부자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일하고 싶을 때만 일을 하고, 또 일하지 않아도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 내 첫 번째 목표이자 희망 사항이었는데, 이것이 지금 내가 이룬 전부다.



1장. 일해서 아끼는 돈


쉽게 말해, 시간을 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한 그들 모두 노예일 뿐이다.


돈의 주인, 즉 돈의 노예가 아닌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1) 사업가
2) 투자가


누구나 주인의 삶, 즉 경제적 자유를 갈망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나 주인이 되는 건 아니다. 우선 돈이라는 노예가 있어야 하고, 그 돈을 노예로 삼아 또 다른 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그들과 조금 다르다. 월급쟁이의 급여는 안정적인 투자 재원 조달 방법이며, 그 지위는 효과적인 레버리지다. 또한 월급쟁이가 몸담는 직장은 영민한 사업가가 되기 위한 수업료 없는 학원이다. 중요한 것은 월급의 노예로 사는 동안 앞으로 돈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수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나는 회사라는 우산 없이도 비를 맞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경제와 금융에 대한 바른 이해가 기반이 된 투자와 재테크를 통해 실현되었다.


육아휴직을 마치며 깨달은 건, 일단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면 ‘물리적 자유’가 수반되지 않아도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출근은 그야말로 필수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애답지 않게 장난감의 가격을 살피면서, “이건 비싸서 못 사겠네”같은 말을 하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아내는 아이들이 불쌍한지 나를 흘겨보곤 한다. 하지만 유일한 나의 관심사는 아이들이 결제하는 즉시 가치가 하락하는 장난감에 돈을 쓰는지, 가격이 적당한 장난감을 사고 그 차액을 노예로 부릴 수 있는 종잣돈으로 남기는지다. 그것이 아빠의 경제교육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는지 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노동으로 얻은 돈의 소중함과 그것을 가치 없는 소비와 맞바꾸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것, 이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었다.


‘절약의 기한’은 경제적 자유를 얻을 때까지이며, ‘사치의 허용’은 노예가 일한 대가로 얻은 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더욱 많은 투자 자본을 만들어내는 행동임은 물론, 동시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 지점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2장 모아서 키우는 돈


은행의 예금과 적금상품은 재테크의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다. 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가 생산비 절약 또는 수익 향상의 이익과 비례한다는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투자의 종잣돈이 되는 목돈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축의 한계, 투자의 신세계

내가 은행에서 1억원을 빌릴 때는 매월 50만원 정도를 이자로 내야 하는데, 은행에 내 돈 1억 원을 맡길 때는 매월 고작 14만원 정도를 준다니, 억울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내가 은행을 통해 매월 500만 원을 벌려면 30억 원이 필요한데, 은행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10억을 빌려주고 매월 500만 원을 벌 수 있는 불평등한 구조였다.


주식 정보가 적힌 항목에서 '배당수익률'이라고 적힌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4.02%'
주식 배당은 주가와 관계없이 매년 지급되므로 해당 주식을 팔지만 않는다면, 이자처럼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OO은행에 정기예금을 하면 연간 2%의 이익을 얻는데, 같은 돈으로 OO은행의 주식을 사면 그 2배인 4%의 수익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당장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역시 정답은 간단하다. 바로 자본가가 되는 것이다. 자본가란 돈을 가진 사람이다.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렇다면 돈이 필요합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언뜻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진실이고, 이게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돈을 그저 노동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편협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돈을 많이 벌 수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벌어다 주는 돈이라는 건 어떤 돈을 말하는 걸까? 돈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하나는 소비를 위한 돈이고, 또 하나는 투자를 위한 돈이다. 소비를 위한 돈이 소비에 쓰이지 않고 남을 때, 투자를 위한 돈이 될 수 있다.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것, 즉 투자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 우물만 팔 때 생기는 일

나는 여전히 월급쟁이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사업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이 꼭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함께해야 한다거나 가치주와 성장주 혹은 서로 다른 업종의 주식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만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자영업을 하면서 투자를 겸하든, 사업과 투자를 병행하든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것 역시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위험천만 도박과 같은

그런데 신기하게도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투자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수영을 배우지 않고 바로 물에 뛰어들면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는 것처럼, 투자를 공부하지 않고 투자에 뛰어들면 돈을 잃을 수 있다. 이 간단하고 명확한 원리를 왜 모르는 것일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투자가 공부한 뒤 시도해야 하는 일인지 몰랐던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그래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투자처럼 하는 도박보다 더 위험한 것은 도박처럼 하는 투자, 즉 '투기'라는 것이다.



3장 알아야 지키는 돈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 건 그것이 좋은 직장이나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한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좀 더 나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목적으로 귀결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초, 중, 고 12년 동안 공부를 하고, 2차 함수와 씨름해야 하는 게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인 셈이다.


결국은 다다르게 될 목적지를 향해 걸을 때, 돌고 돌아가야 하는 샛길이 아닌,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직선 길로 걸어갈 수 있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는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과 좋은 직업 같은 중간 목표가 아닌, '돈'이라는 직접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일이었다.


세상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는,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일은 너무나 많지만 돈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적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이라는 중간 목표 없이 '돈'이라는 직접적인 목표가 생기자, 자녀교육에 관한 생각도 달라졌다. 이것이 바로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 교육 대신 경제와 금융 교육을 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다. 돌아보니, 내가 돈을 간접적인 목표로 삼았던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내 전문 분야에서 더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을지만을 고민하고 그에 합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다. 저축이나 투자처럼 실제 돈을 더 많이 버는 데 필요한 직접적인 노력은 등한시하고, 먼 길을 돌아서 또 수박의 겉만 핥는 소극적이고 간접적인 노력만 하며 살았던 것이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려면 돈이 필요하며, 돈을 얻으려면 돈에 관해 공부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면 성공이 보장되던 시절이 분명 있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른바 '금수저', '부자 아빠'라고 불리는 돈 많은 부모의 존재가 자녀의 성공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성공의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이렇게 확실한데, 공부를 잘해도 성공의 가능성이 희박한 이 시대에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하는 것은 가난한 아빠의 비겁한 변명이 아닐까?


사교육은 자녀를 힘들게 만들고, 불확실한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일이다. 반면 사교육비를 아껴 저축하고 투자하는 일은 자녀를 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 부자 아빠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내가 이루지 못한 부는 자녀가 이루기엔 더더욱 힘들다.


아들의 행동으로부터 나는 교훈을 하나 얻었다. 돈은 무언가가 필요한 사람으로부터 덜 필요한 사람에게로 흘러 들어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갑과 을은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가 필요한 사람과 덜 필요한 사람으로 결절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은행의 판단 기준은 예금하는 사람인지 대출받는 사람인지가 아니라, 은행에 이익을 주는 사람인지 위험이 되는 사람인지였다.
이처럼 돈이 흘러가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돈을 지배하는 힘이 된다.


나는 도덕적으로 깨끗하고자 노력하는 성실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범법이나 위법에 해당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지키고 있다. 그러나 편법에 대해서는 항상 창의적이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세금으로 따지자면, '탈세'는 안 되지만 '절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정부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르되, 허점이 있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해 나의 경제적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정부가 정한 세법이나 정책은 슈퍼마켓이 정한 규칙처럼 모든 경우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고 올바르게 적용되지 않는다. 토지 보유세가 자동차 보유세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며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현행 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어느 지방 자치 단체장의 요구는, 내 돈을 토지를 사는 데 투자해야 하는지 자동차 구입에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만들어줄 뿐이다.


자동차세를 언제 납부하느냐에 따라 세금 감면 혜택이 달라지는데, 1월에 납부하면 1년분의 10%를, 3월에 납부하면 7.5%를 그리고 6월엔 5%, 9월엔 2.5%를 감면받을 수 있다. 고작 10%밖에 되지 않는 세금 할인을 위해 나중에 내도 될 돈을 미리 챙겨야 하냐며, 10%의 이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 행위에 적용되는 10%할인은 별 가치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세금처럼 반드시 납부해야 하고 납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 소비 행위에서 10% 할인을 받는 건, 앞서 설명한 연 10% 수익률의 투자 상품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많은 사람이 재테크라고 하면, 수익을 발생시키는 방향으로만 생각한다. 절약을 하거나 절세를 함으로써 고수익 투자 상품과 비슷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걸 간과하는 것이다.



4장 빛이 되는 빚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존재하며 그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가 성공 투자의 핵심이다.


100% 자기 자본만으로 산 주식은 주가가 올라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몇 년이든, 혹은 몇십년이든 기다릴 수 있다. 부동산 자산처럼 보유세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수거래, 즉 빛이 함께 수반된 경우에는 미수 자금을 충당하지 못해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에 대한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부자의 투자 성공 사례는 넘쳐나고 빈자의 투자 실패 사례가 많은 건, 비단 그들의 투자 실력이나 판단력 차이 때문이 아니다. 부자에겐 부러진 지렛대를 수리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자금이 넉넉하지만, 빈자의 경우 지렛대가 한 번만 부러져도 그대로 치명적인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자.


거품이 낀 투자 자산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분보다 더 큰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바꾸어 말하면, 저평가된 투자 자산은 화폐가치 하락분을 상쇄하는 것을 넘어 더 큰 투자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현금'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현금은 가치가 없지만, 더 큰일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현금은 큰 가치를 지닌다. 어린 시절부터 바로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지 않고 학교에 다니며 준비, 곧 공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에 관해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더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준비해놓은 현금은 '쓰레기'가 아닌 '황금'이 된다.


주식 시장에서는 홈런을 칠 수 있을 만한 좋은 공이 날아올 때까지 계속 기다려도 아웃되는 일이 없다. 투자할 현금을 준비해놓고 원하는 종목이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빚은 투자를 위한 레버리지이며, 현금은 투자를 위해 대기 중인 충실한 노예다. 그런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이 두 가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바로 은행의 대출상품이다. 은행을 통해 비교적 낮은 금리의 이자비용으로 대출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은행과 가까워지는 건, 곧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와 가까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곧 주가 폭락과 같은 투자 타이밍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그 돈을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를 할 만한 대상이 없거나 투자 타이밍을 기다리는 동안, 즉 대출금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이자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므로 마이너스 통장을 소비를 위한 통장이 아닌 투자를 위한 통장으로 만들어둔다면, 투자 활동의 좋은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연봉을 올리는 것이나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 주식에 투자해 배당을 받는 것만이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은 아니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하며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시작점으로서 충분하다.


우리 아이들도 은행에서 좋은 고객등급을 받고 대우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한 준비로 아이들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네 아이의 통장에 1,000원씩을 입금했다. 총 4,000원의 투자로 거래 기간 항목에서 20년 후 아이들이 얻게 될 점수는 각 200점이다. 1년당 10점이 올라가는데, 이는 3개월 이상 5,000만 원가량의 정기예금을 예치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하지만 부자들에게 제2금융권 은행은 좋은 파트너가 된다. 서민들에게 워낙 고금리의 대출이자를 받다보니 부자들에게도 높은 예금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5장 돈 버는 돈


나는 투기와 투자는 '만약 손실이 발생할 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느냐 아니냐'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무리 리스크가 큰 도박을 하더라도 내가 가진 전체 자산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 바꿔 말해 없어져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다면, 이를 투기가 아닌 투자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잃어도 되는 돈'이라는 표현보다는 '잃어도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괴로움이나 슬픔 같은 심리적 감정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큰돈을 잃고도 의연할 수 있는 대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은 돈을 잃고도 심리적으로 감당이 안 되는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도 있다. 따라서 잃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금액으로 정해두는 게 좋다.


그런데 이처럼 비교 불가의 메리트가 가득한 주식 투자를 사람들은 왜 힘들고 어렵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주식투자의 본질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와 노력을 통해 주식 투자의 메커니즘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치킨을 튀기고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경쟁에 노출되는 위험보다 치킨 관련주에 투자하는 위험이 훨씬 작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월급쟁이와 자영업자에게 절대로 한 일 이상의 보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도박은 잘 아는 것이었으나 주식은 잘 알지 못하는 것이었고, 도박으로 돈을 따기 위해서는 '도박을 도박같이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은 후엔, 내가 주식 투자에 실패한 원인이 '주식 투자를 도박같이 해서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식투자는 말 그대로 회사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며, 회사의 가치등락과 주가의 등락은 비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사의 가치를 읽어낼 줄 모른다면 주가의 등락 역시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회사의 가치는 재무제표를 통해서 드러난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기업 공개'라고 칭할 정도로 회사가 진행한 거의 모든 사업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데도, 알려진 데이터조차 확인하거나 파악하지 않고 투자한다는 것은 주식을 도박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술적 분석은 차트 분석처럼 해당 회사의 과거 주식 가격과 거래량 등을 토대로 향후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고, 기본적 분석은 회사의 실적과 경쟁력 등의 내재가치를 판단하고 거시 경제변수 등을 고려하여 주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두 가지 주가 예측 방법에 대해 기본적 분석은 필수적이며, 기술적 분석은 참고용 보조 지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 더 편향된 진심을 말하자면,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볼 때 기술적 분석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도박 같은 행위라고 생각한다.



6장 잡아야 잡히는 돈


투자할 것인가, 대비할 것인가?

이처럼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에 대비해 비용을 지급하는 보험에 가입하듯,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수익을 기대하며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바로, 투자다.


보험에 소요된 비용은 '대비했던 바로 그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투자에 소요된 비용은 '원했던 그 좋은 일'이 일어나야만 아깝지 않고 만족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보험은 나빠질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고, 투자는 좋아질 미래에 보험을 드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험은 수익이 생기더라도 동시에 나쁜 일이 생긴 것이기에 슬픈 일이 될 것이며, 투자는 좋은 일이 생겨 수익이 발생하면 기쁘기만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보험 대신 투자에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재능

이 과정에서 외환 거래 지식이 조금씩 쌓여가기 시작했고, 필리핀 페소가 필요할 때는, 원화를 페소로 직접 환전하는 것보다 달러로 환전한 후 현지 환전소에서 페소로 환전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환전 수수료를 고려하면 한 번 환전하는 것이 두 번 환전하는 것보다 더 유리할 것 같지만, 이는 해외에서 달러를 더 선호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또한 그 어마어마한 거래 규모 덕분에, 정부나 국가 차원의 거대 세력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작전주'처럼 가볍게 시세조작을 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가도 할 수 있는 믿음직한 투자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환차익으로 인한 소득엔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다는 것도 큰 매력 중 하나였다.


달러는 그 자체가 '돈'이기에 보관이 매우 용이하다. 은행에 맡겨버리면 그만이다. 최근에는 계속되는 미국 금리 상승으로 달러 예금이 원화 예금보다 이자율이 더 높아지기까지 했다. 또한 달러는 은행에 이틀 이상만 맡겨도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가 지급되므로, 현금 자산 자체로서의 매력도 크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채권이든, 외환이든 관계없이 어떤 분야의 투자가 나의 철학과 생각, 성향에 맞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연구하여 이해하고 있는지이다.


투자 성공률 100% 비법

미국이라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달러가 휴지조각이 될 일은 없을 거라는 믿음이 더해지자, 달러 투자에 대한 신뢰는 더욱 확고해졌다.


나는 지금까지 달러에 투자해서 손실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투자 성공률 100%라는 이야기다. 비결이 궁금한가? 그 비결이란 생각보다 간단하다. 아직 팔지 않은 주식은 손실이 아니듯, '한번 매수한 달러는 단 1원이라도 수익이 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팔지 않는다'라는 투자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나는 단지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던 게 아니라, 독자들이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길 바랐다. 그것이 바로 '금융 지식'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그 시스템의 핵심인 금융에 대한 지식 수준이 낮다는 것은, 곧 노예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빛이 될 수도 있는 빚 활용법, 투자 대상의 속성과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내가 주장하는 '금융 지식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첫걸음은 회사에 사표를 내던지는 것도, 창업을 하는 것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도서정보 : 아빠의 첫 돈 공부(박성현/알에이치코리아/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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