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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자 Aug 30. 2023

가진 것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려다가 겪은 일

있는 것으로 효율을 내려고 하되, 필요한 것에는 적극 투자하자

나의 작고 귀여운 브랜드를 운영하게 되면서 이것 저것 구매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이 생겼다. 사진 촬영만 하더라도 배경천, 조명, 카메라스탠드 같은 촬영소품이 필요했다. 그 외에도 택배박스, 태그종이, 태그줄, 안내카드, 스티커, 끈 등 다양한 것들을 구매하게 된다.


나는 일단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활용할 수 있는 게 없는지 살펴봤다. 가방 안감으로 사용하려던 원단이 남은 게 있어 이를 배경천으로 활용했다. 벽의 한켠을 깨끗히 비우고 시침핀으로 여러 곳을 고정했다. 그랫더니 꽤나 그럴싸한 포토존이 완성되었다. 카메라 스탠드는 당근마켓에서 1만원대에 구매했다. 불빛 온도도 3가지로나 변경할 수 있고 세기도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가방을 만들고 남은 원단들은 구매해주시는 분들에게 선물드릴 용도로 패프릭 책갈피, 티코스터, 카드 지갑, 파우치 등을 만들었다. 남은 원단들이 쓰레기가 되지 않고, 서비스로 선물을 받는 사람은 기분이 더 좋으니 얼마나 좋아.

나의 셀프 포토존 및 착용샷 (중간 거는 포토샵 가공됨)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패브릭 책갈피


하지만 일단 있는 것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고자 하는 성향 때문에 일의 퀄리티가 낮을 때도 있었다. 촬영 조명을 구매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라이브를 할 때 어둡고, 무엇보다 가방의 색감이 잘 안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받아봤을 때가 훨씬 이쁘다는 리뷰도 자주 들었다. 조명 가격이 짠순이인 내 기준에 꽤 비싸서(약 8만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의 일에 이렇게 투자를 안하면 안되지!'라는 생각에 바로 당근마켓에서 구매를 했다. 그랬더니 왠걸. 조금 더 빨리 살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화면 및 사진에 가방의 색감이 훨씬 잘 표현되고 심미적으로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또 핸드메이드로 직접 가방을 만들던 초기에는 당근마켓에서 3만원으로 구매한 미니 재봉틀로 쏘잉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당근마켓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는 분에게 약 20만원 대에 가정용 재봉틀을 구매를 했더니 퀄리티가 훨씬 높아지는 거다. 그래서 '조금 더 일찍 샀으면 만드는데 덜 고생하고 퀄리티도 좋아졌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약 6-7년을 사용한 갤럭시 S9으로 사진 및 라이브를 해왔다. 화질이 안 좋다는 피드백이 있어 필요성은 인지했지만 막상 새로운 핸드폰을 사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한 젊은 사업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고, 그 사람은 내게 핸드폰부터 '오늘 바로' 바꾸라고 했다. 그리고 정말 만남을 가진 후 바로 당근마켓을 검색해 아이폰을 구매했다. 덕분에 이제 화질이 구리다는 말은 더는 듣지 않고 있다 :)  

안녕 그동안 고생했어 나의 S9


사실 항상 이렇게 짠순이처럼 굴지는 않는다. 작업을 맡길 업체를 찾을 때에는 많은 곳을 손품, 발품을 팔아가며 비교분석 하지는 않는다. 업체의 품질이 괜찮다고 느껴지면 바로 그 업체에서 일을 진행하려 한다. 또 가격을 깍으려고 하지도 않는다(못한다). 이 같은 방식은 금전적으로는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여러 업체를 비교하면서 분석하는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을 빨리 진행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깨달은 것은 있는 것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려고 노력하되, 필요한 게 있으면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겠다는 것이다. 주식에는 약 1억을 투자하면서, 정작 나의 브랜드에는 투자하길 꺼려하지 말자.



아무튼 8월은 나의 작고 귀여운 브랜드가 꽤 판매가 되었던 달이다. 이 가방 브랜드의 매출액 단독으로는 과거 회사에서 받던 월급만큼은 안되지만 취미였던 일이 사이드 프로젝트가 되어 꽤 많은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기존에 내가 다져놓은 기반 덕분에 '나의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동물권, 환경보호에 더욱 가까이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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