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보다 중요한 건 몸가짐과 태도, 그리고 환경
나는 옷을 잘 사지 않는다. 1년에 1벌 구매할까 말까 할 정도랄까. 그럼 뭘 입고 사냐면 이전에 샀던 옷들, 엄마가 산 옷, 언니가 사고서 안 입는 옷을 입는다. 그 중에도 제일 즐겨입는 옷은 오빠의 티셔츠이다. 면 소재라 부드럽고 헐렁해서 편안하기 때문이다.
옷을 잘 사지 않은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옷은 단정하고 깔끔하게 입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옷이 아닌 건강하게 잘 관리된 몸과 태도라고 생각해서이다. 두번째는 매년 변하는 패션 트렌드로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또 버려지는 옷 폐기물에 기여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가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같은 개발도상국는 버려지는 옷을 헐값에 수입하거나 '기부'라는 명목으로 옷을 받는다. 그로 인해 땅은 옷 무덤이 대체했고, 소들은 풀이 아닌 옷을 먹게 되었다.
그렇기에 옷을 잘 구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 입을 옷이 너무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게 있다. 바로 여자 사촌들끼리 플리마켓을 여는 것이다. 서로 자신에게 더 이상 설렘을 주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이나 물건을 내놓는다. 그러면 나는 상대방이 내놓은 물건 중 마음에 드는 걸 택해 새로운 옷과 물건을 얻게 되고 쓰레기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가치관을 가방을 만드는 일에도 반영하고 있다. 아예 처음부터 동물을 해치지 않도록 가죽을 소비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며,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의 사용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계속 걸렸다. 이번에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하여 가방으로 재탄생시키게 되었는데 그 뿌듯함이 엄청났다.
가방 이외에도 포장에 사용되는 부자재들이 쓰레기를 발생시키지는 않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을 깨달았다. 포장을 할 때에도 생분해되는 비닐, 크래프트지를 사용하면서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남는 종이를 편지지로 재활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쓰레기가 될 티슈 페이퍼, 추천 책 목록 종이는 쓸 때마다 마음에 걸린다. 비닐에 포장된 종이, 택배박스를 구매하기 위해서 이를 소비하게 될 때에도 그렇다.
가방과 함께 보내는 추천 책 목록 종이 대신에 문자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고, 제로웨이스트 샵에서 하고 있듯이 안 쓰는 종이들을 봉투로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것이 성의없다거나 '이게 웬 쓰레기?"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은 보내고 있기는 하다. (좋은 방법을 궁리 중)
아무튼 앞으로도 동물보호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업사이클링한 제품을 제작하며 환경보호에도 기여한는 의미있는 사업을 해나가보려 한다. 그럼 나 자신 화이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