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통해 얻는 것들
나는 공상을 자주 하는 편이다. 공상을 많이 하는 첫번째 이유는 겁이 많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사건사고를 대비할 목적으로 공상을 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 문에 누군가가 끼었는데 지하철이 이를 모르고 그냥 출발한다면 어떻게 할지 혼자 계획을 세운다. ‘사람 끼었어요! 벨 눌러주세요!‘하고 소리쳐야지’. 차로 한강대교를 건너다가도 만약 사고가 일어나 차가 한강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계획을 세운다. ‘안전벨트를 바로 푸르고 문은 수압 때문에 안 열릴테니 빨리 창문을 내려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지‘ 나는 이렇게 상상을 하며 나의 걱정과 불안을 잠재운다.
그리고 순전히 재미있어서 상상을 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하곤 한다. 그 대상은 모두 나와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연예인의 삶을 상상해본다. 같은 아이돌 그룹이지만 일부 사이가 좋지는 않은 경우, 카메라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해야 하는 삶는 어떨지 상상해본자. 곧 이어 자신을 사랑해주는 많은 팬의 응원이 큰 위안이 될 지 아니면 당장 옆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클지 그리고 내가 그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게 좋을지 상상을 늘어뜨린다.
해외 여행을 가서는 마주치는 카페 혹은 식당의 친절한 직원, 내 앞에 걸어가는 아기의 엄마를 보면서 그들의 삶은 어떨지 상상한다. 나는 주로 그들이 단순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사는 상상을 하고 곧이어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생각한다. 어떨 때는 길을 지나가다 보이는 누군가의 집을 보며,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태도로 어떤 생활 양식으로 사는지 방은 어떻게 꾸며져 있을지 궁금해한다. 만약 내가 그 집에 산다면 어떤 식으로 꾸미고 살지 인테리어까지 생각할 때도 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는 것은 참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삶을 그렇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항상 1인칭 시점에서 너무나 가까이서 바라봐서 그런 것이겠지. 어떻게 하면 내 삶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지금처럼 종종 다른 사람을 통해 이상적인 삶을 상상해보고 나도 그렇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